작가가 관객 찾아가는 ‘플라타너스’ 페스티벌

신도시에 비해 소외감을 느껴온 원당에 좋은 소식이 있다.

주교동에 살고 있는 연극인 신영철(48·사진) 씨가 실험적 지역 축제인 ‘원당 플라타너스 페스티벌 2001’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 지난 99년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장소를 옮겨가며 축제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원당 지역을 중심으로 계획됐다.

플라타너스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공연이나 전시가 관객이 작가를 찾아가는 것이었다면 작가가 관객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또 관객은 작가의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축제에 소요되는 모든 경비는 작가 자신이 부담한다.

플라타너스 페스티벌이 원당에서 치뤄지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사심없는 마음으로 작가를 초대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참여하는 작가들은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익명성으로 나설 그들을 장사꾼 취급만 하지 않으면 된다.

원당에서 펼쳐질 표현예술축제인 플라타너스 페스티벌 2001은 지역의 적극적 참여가 있을 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점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공간제공, 학교 운동장의 개방, 원당에 위치한 공원 사용허가 등을 행사 주최측에 통보하면 된다.

또 축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작가는 나누고싶은 얘기를 담은 작품을 가지고 오면 된다. 장르나 자격의 구분이 없으며 관객과의 순수한 만남을 희망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또 축제 유치 희망자나 참여희망자는 인터넷(http://cafe25.daum.net/_c21_/home?grpid=4jp8)으로만 접수 받는다.

현재 30여개 팀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모두 자부담으로 축제에 참여하겠다고 동의한 작가들이다. 하지만 원당에서의 축제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이 축제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신 씨는 “예술이 순수해 지기 위해서는 서로가 원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또 포장되지도 않아야 한다. 포장되고 상품화 됐던 작품에서 포장을 풀고 상표를 떼어내고 관객을 찾아가는 축제가 플라타너스 페스티벌이다. 때문에 관객은 작품이나 공연을 보고서 기대나 실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아주면 된다”말했다.

또 원당에서 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이유를 “20여년을 원당에서 살았다. 때문에 원당의 변천사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축제를 계기로 원당이 주목받기를 원한다. 이 기간만이라도 원당이 살아있음을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영철 씨가 쓰는 플라타너스의 뜻

우리는 이제껏 어떤 작업을 하면 늘 쟝르의 구속 안에서 비평받거나 스스로의 창작과 표현에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제안할 많은 것들은 미술, 음악, 연극, 무용, 퍼포먼스, 문학, 사진, 영화, 마임 등의 구분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좀 더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플라타너스’는 이런 장르의 구분 없는 뭉뚱그림의 편의적 이름이다. 우리가 살면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플라타너스’라 놓고 그 작업을 하는 모든 작가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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