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지방선거 도전하는 기초의원들

내년 5월3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에게도 정당공천이 도입된다. 정부는 기초의회에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 토호의 의회 장악도 막고 의원 정수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초의원 공천이 풀뿌리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중앙정치의 폐해가 지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런 와중에도 현역 의원들은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자신의 지역구가 어떻게 바뀔지 초미의 관심사다.

현역 의원의 절반 이상이 지난 2002년 당선 당시 소속된 정당을 옮긴 가운데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도 이제는 공천 없이는 당선이 힘들다는 위기의식 속에 입당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피선거권을 당원자격 6개월로 규정짓는 분위기 속에서 이달 중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편집자주>

 

<무소속 약진 내년에도 가능할까>
지난 2002년 6.13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 후보들은 표면적으로 당적을 밝히지 않고 출마했지만 대부분 지구당 부위원장이나 정당 관계자들이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자치연대 등 시민단체연합의 지지를 받은 개혁성향의 젊은 의원들의 진출이 눈에 띄었다.

광역의원 2명이 한나라당 바람 속에 낙선했지만 기초의회는 14명중 8명이 당선됐다.
당시 덕양구에서는 환경련 출신의 김혜련 의원(화정2동)과 김달수 의원(화정1동)이 나란히 당선돼 화제가 됐다.

일산에서도 자치연대 소속의 길종성(일산1동2선거구), 강영모(일산3동), 박윤희(주엽1동), 김범수(백석동), 김유임(주엽2동), 심규현(대화동) 의원이 당선됐고 나머지 의석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절반씩 나눠 갖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서는 이같이 무소속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인물보다는 정당 기호도에 따라 투표하는 현 유권자들의 성향 속에서는 무소속이 당선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대세로 여겨지고 있다.

<줄을 잇는 민주당 인사들의 탈당>
우선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탈당이 눈에 띈다.
이봉운 의원(송포·송산동)과 박윤수 의원(마두1동)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정윤섭 의원(행신2동)과 이건익 의원(장항1·2동)은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을 바꿨다. 여기에 배철호 의원도 최근 한나라당 모임에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희 의원(주엽1동)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맞춰 일찌감치 당을 옮긴 사례.  

민주당으로 당선돼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김현중 의원(식사·풍산동)과 김경태 의원(성사1동) 2명뿐이다.
반면 최경식 의원(행신1동)은 지난달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했다.

<한나라당 피말리는 경선전 예고>
그러나 대부분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은 당적을 유지하며 내년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황(성사2동), 김태임(마두2동), 길종성(탄현동), 나공열(창릉동), 이영훈(능곡동), 김정무(화전·대덕동), 박종기(행신3동), 이택기(주교동), 이창원(일산1동) 의원은 모두 당적을 유지하며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들 태세다.

이처럼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한 선거구에 많게는 3명의 현역의원들이 몰려 집안싸움이 과열될 전망이다. 

시민후보 출신 의원들 중에는 도의원 출마를 선언한 김범수 의원(백석동)이 최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기존정당에는 개혁이 없다>
반면 환경단체 출신 김달수 의원(화정1동)과 김혜련 의원(화정2동)은 독일의 녹색당과 비슷한 ‘풀뿌리 초록당’으로 시민행동과 함께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시민단체 후보를 고수하고 있는 시민행동 후보는 강영모(일산3동), 심규현 의원(대화동)과 시장출마를 선언한 김유임 의원(주엽2동)이 있다.
최성권 의원(일산2동)과 박복남 의원(일산4동), 강태희 의원(신도동)은 무소속을 고집하고 있다. 

이같은 당적변경에 대해 모 시의원은 “현실적으로 당선이 어려운 무소속이나 정당을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중앙당과 공천권을 갖은 일부 인사에 줄서기를 해야 하는 기초의원들의 모습을 보는 일이다”라며 정당공천제를 비난했다.

<새 보금자리서 터잡기 힘드내>
의원들의 당적 옮기기가 마무리된 현재 정당공천제는 ‘본선보다 중요한’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의원들의 발걸음을 더욱 바쁘게 하고 있다. 특히 각종 행사와 모임이 많은 가을에는 새롭게 당을 옮긴 의원들에게는 얼굴 알리기에 좋은 기회다.

일부 의원들은 지난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명절인사를 보냈다. 또한 주요 당직자는 물론 경선에 영향력을 미칠수도 있는 지역 인사들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고 있다.

각종 체육대회와 행사는 지역구민은 물론 당내 동료들과도 만나고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기존 당직자중 일부에서는 새롭게 입당한 입후보 예정자들에 대해 ‘먼저 찾아와 인사해야 하지 않느냐’며 텃새를 부리기도 하는 등 당내 잡음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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