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행주국악경연 대상 황미선씨

심봉사 반갑기는 반가우나 눈을 뜨고 보니 도리어 생면목(生面目)이라. 딸이라 하니 딸인 줄은 알 것만은 근본 보지 못한 얼굴이라 알 수 있나. 하도 좋아서 죽을 둥 말 둥 춤추며 노래하되, "얼시구 절시구 지화자 좋을시구. 홍문연(鴻門宴) 높은 잔치의 항장(項莊)이 아무리 춤 잘 춘다 할지라도, 어허 내 춤을 어찌 당하리"

제10회 고양행주전국국악경연대회 명인부에서 대상을 받은 우리가락연구회 황미선 원장(43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병창 및 산조 이수자)이 ‘심청갗 중에서 눈대목을 가야금에 얹어 소슬바람이 불듯이 폭풍이 휘몰아치듯이 소리를 담아낸다. 앞 못 보던 이가 앞을 보게 된 듯, 닫히고 막힌 우리의 희로애락을 열고 뚫어주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동네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흥미가 돋아 광주 시내에 있는 학원을 찾아가면서부터 황미선 씨는 여태까지 국악의 길을 걷고 있다. 다시 태어나고 또 태어나도 이 길만을 걸을 것이라 했다. 삶의 가치를 이보다 더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주 한 번씩 가르침을 받기 위해 전주에 있는 스승 강정렬씨(중요무형문화재 23호 보유자)을 찾아가는 시간은 행복에 겨운 시간이라고 한다. 먼 길이 지루하고 힘겹다는 생각이 한 번도 들지 않았다고. 돌아와 배운 걸 다시 아이들에게 전수해주는 맛! 이 대목에서 한 가락 터져 나올 듯했다. ‘그 누가 이 맛을 알리 있으리오.’

그가 하는 국악은 ‘석화재’라고 했다. 서편재와 동편재를 아우르고 있는 ‘바위에 핀 꽃’과 같은 것이라 했다. 국악은 정신, 혼, 몸이 함께 작용해서 이루어지는가 하면 가사에도 얼이 서려있는 정신문화라고 했다.

세네갈에서 공연 했을 때, 가야금병창과 상여소리에 흑인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이렇게 공감하고 이렇게 열광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니 심장이 터질 듯했다고 한다. 프랑스 공연에서는 저명인사들까지 나와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고, 일본에서는 30만원이나 하는 입장권이 동이 나는 등 해외에서는 이처럼 열광하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냉담하단다. 다른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알고 있던 일본이 강점시기에 문화말살 작업을 폈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불협화음이 없는 우리음악을 유치원교육에 적용시키고 있다. 또 그 어떤 음악보다도 음의 파장으로 인한 피부미용 등 음악 자체가 단전 효과를 나타냄으로 건강요법으로도 뛰어난 면을 갖고 있는 것이 국악이다. /권자말 기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