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장승세워 ‘무책임행정’ 조소

금정굴 양민학살 공대위는 22일에 있을 51주기 위령제를 계기로 금정굴 초입에 장승을 세운다.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또 앞으로 추진할 추모공원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위령제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승 세우기’의 의미가 변화했다.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고양시에서 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어떤 조치도 내려놓지 못하는 행정당국의 태도에 유족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의 억울함에 대하여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하여 조소를 보내자는 의미를 추가했다.

이춘열 위령제전집행위원장은“이낙진 씨의 작품은 단순히 ‘이곳부터는 신성한 곳입니다’는 의미를 가진 장승이 아니다. 이씨의 작품에는 경계의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그 작품들의 표정이 세상과 사람에게 조소를 보낸다는 작가의 설명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금정굴 조형물 선정동기를 밝혔다.

금정굴 현장을 방문한다면 조형물의 표정을 잘 살피기를 권한다. 비웃고 있다고 느낀다면 ‘나무의 이야기’를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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