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손님 끊긴 일산시장

고양시가 유통시장의 주 타켓이 되면서 가장 고전하고 있는 곳은 재래시장. 주변에 대형 유통센터 월마트와 이어 최근 하나로유통센터 개장까지. 일산장은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일산시장에서 건어물가게를 하는 황모(36)씨는“정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으로 버틴다”고. 일산장의 상인들은 10여년에서 많게는 30년이 넘도록 한자리를 지키며 손님을 맞고 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산장에서 장사는 ‘해볼만한 일’. 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더욱 신이났다.

그러나 90년대 신도시 건설과 함께 이마트, 까루프, 월마트 같은 대형유통이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신도시 주민들이야 대형유통을 이용한다지만…. 애초 재래시장을 찾아주던 토박이 주민들까지 대형유통을 찾는 데야….”

“1000원짜리 파 사려다 4만원짜리 주차위반 딱지 끊게되는 데 누가 시장을 찾아오겠느냐?”고 상인들은 말한다. 주변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한 게 일산시장의 최대 약점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매출에 대한 체감은 “반으로 줄었다”에서 “옛날에 비해 5분의 1이나 될까?”까지 저마다 다르다.

일산시장은 82년 사단법인을 만들어 지금의 상가를 지었다. 현재 건물은 사단법인 소유고 땅은 개인소유로 되어 있다. 97개의 상가가 있으며 70% 이상이 임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 상인들은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유통 형태로 시장 구조를 바꿔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상가 지주들이 주축인 번영회 성연달 회장은 “67명의 지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며 “도에서 120억을 상환분할 조건으로 빌려주기로 했지만 현대시장으로 바꾸려면 600억 정도가 필요해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산시장에서 정육점을 하고 있는 이모씨(51)는 “일산시장에 고기가 좋다고 소문이 나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상하며 “지금야 네식구 입에 풀칠하기고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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