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호 경기도의원

제2자유로 운정 연결구간 사업이 노선선정을 둘러싼 고양시와 파주시간의 갈등으로 공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공과 지자체간의 논쟁 속에 문제의 본질(本質)과 합리적인 결정을 위한 고민은 사라지고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제2자유로 운정연결 도로의 핵심은 파주 운정 신도시의 주교통량을 기존 자유로에 연결시켜주는 보조 간선도로다. 그래서 주공은 운정지구 분양공고 이전에 노선을 결정하려고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주공이 길을 내고자 하는 지역은 일산의 마지막 남은 개발지역이라 할 수 있다. 지금 학교 하나 지을 땅이 없는 기존 일산으로서는 일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이다. 주택공사는 이 지역에 최고 높이 17.1m, 아파트로 치면 7-8층 높이의 ‘둑’을 4.9km에 걸쳐 내겠다고 한다. 고양시 도시기본개발계획에 잡혀 있는 지역임에도 사업비를 줄이고, 운정지구 차량 이용자들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일산의 미래를 토막내겠다는 것이다. 공동 시행자면서 신도시 증가로 하루 속히 도로를 내기를 원하는 파주시로서는 주공의 안을 따를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지역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공의 노선이 과연 최선인가 짚어봐야 한다.
주공은 민원을 줄인다는 요량으로 이격거리를 두다보니 길이 S자형으로 굽었다. 절성고가 2m에서 17m를 오르내리는 언덕이 6개나 된다. 선형의 종단이 심각하게 굴곡이 져 구간사이 낙차가 커져 버렸다. 설령 설계기준에는 벗어나지 않았다 해도 안전성이나 통행성 측면에서 준고속도로 기능을 수행해야하는 도로로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공사는 노선에 대한 합의를 이끌기는커녕 사전에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주민요구로 열린 교통영향 평가도 전날까지 토론자를 정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노선설계자문회의도 마찬가지다. 최근 주공 안과 절충안을 놓고 토의를 한다면서 제2자유로 운정연결도로 이외의 두개 구간에 대한 책자 노선도에는 운정연결구간에 자신들의 안을 기정사실화하여 기재하고 있다. 또한 전문기술분야 설계자문위원 12명중 고양시 추천은 2명인 반면 시행자측이 정한 인사는 10명이나 된다.

노선을 결정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는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요인의 세 가지 측면을 평가하고 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지금 사업자는 도시계획과의 연관성, 주민 환경피해 등 사회적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일산의 미래개발이익이라는 고양시의 경제적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제2자유로가 계획대로 진행이 되길 원한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파주시에는 접근성, 고양시에는 통과성이라는 이중의 잣대로 자의적인 노선 획정기도가 계속된다면 주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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