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산을 얻었으니' 저자 신용명씨

북한산을 다룬 책 '내 속에 산을 얻었으니'의 저자 신용명씨(51세)는 지금까지 북한산을 1600여회 이상을 오른 북한산 매니아이다. 신씨는 이번 북한산 문화답사에 참여해 북한산의 이해를 크게 넓혀 주었다.
그는 옛 부황사터를 찾아 올라가는 길에 새겨진 '청하동문(淸霞洞門)'을 보고 '왜 이곳 노을이 푸른빛이라고 옛사람들은 새겼을까?' 하는 의문을 오래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이곳을 지나면서 하늘을 뒤덮은 나뭇잎들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문득 바람이 일어 나뭇잎들이 흔들리는데 그 순간 '이래서 푸른 노을이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의문이 풀렸다고.

신용명씨는 북한산의 물이 설악산 물의 옥빛과 달리 비취빛이라고 설명한다. 화강암 골짜기를 흐르면서 스스로 정화된 북한산 물은 맑고 투명하기가 다른 어느 명산 물보다 낫다고 그는 평가한다. 물을 손으로 떠서 햇빛에 비쳐보며 그는 물에서 그 산의 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신씨의 산에 대한 생각은 일반인과 달랐다. 그는 북한산을 처음 찾았던 5공화국 시절 북한산 곳곳은 철조망과 출입금지 구역이 많았고 그와 동일하게 우리 사회는 통제와 억압의 독재사회였고, IMF이후 사람들이 산을 많이 찾으며 산을 사랑하게 되자 그 이후 서울은 청계천 복원 등 그 분위기가 한결 나아졌다고. 그런 사고의 연장선상에서 고양시에 속하는 북한산 서북쪽 생태계의 모습이 활기차고 생기를 띄는 것으로 보아 고양 파주의 앞으로의 미래는 밝다고 설명한다.

또 자신은 몇 년 전 수도이전 얘기가 나왔을 때 북한산을 면밀히 살펴도 변화의 기미를 찾을 수 없어 '우리나라의 종산인 북한산이 아무런 반응이 없어 수도이전은 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고.
신씨는 1600차례 북한산을 오르면서 스스로 지형과 산세의 흐름을 익혔다.  그런 그의 경험은 옛 부황사터의 표석 해석에서 잘 드러났다. 표석의 '扶'자의 좌우가 뒤바껴 새겨진 이유도 실수가 아니라 글자의 夫의 방향이 우측에 바라보이는 백운봉의 위치에 두고 왼편의 산세가 팔을 안으로 굽은 형세이기 때문에 손수변(?)을 배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지금까지 정설로 되어오던 북한산이 한북정맥에 속한다는 학설을 깨고 북한산은 독립산군이라고 주장했다. 국토연구원이 올해 초 새로 밝힌 우리나라 산맥도에서도 북한산 일대를 항공사진으로 정밀하게 관측한 결과 독립산군으로 인정받았다고 그는 밝혔다.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북한산을 찾기 시작한 신용명씨는 95년 북한산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뒀다. 그 이후 9년 6개월간 1600여회 산을 오른 끝에 작년 2월에 '내 속에 산을 얻었으니'를 발간하는 결실을 거뒀다.

"산은 사랑하는 만큼 그 덕을 베풉니다. 산을 자주 찾되 산의 바위 하나, 나무뿌리 하나에도 생명임을 느끼고 아껴주는 것이 산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라며 신씨는 북한산이 한반도의 단전 부위에 위치하는 명산인 만큼 각벽한 산사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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