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이 중요하다`고 많이 얘기하고 많이 들었다.
죽은 젖소 고기가 한우로 바뀌어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한다느니, 식중독으로 몇 명이 입원했다느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아니 화가 난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작자길래 아이들이 먹는 점심 밥상을 장난칠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는 식중독으로 몇 명이 죽어 나가야지만 정부나 납품 업자들이 정신 차린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판이니 참으로 끔찍하다.
그렇다고 팔짱끼고 앉아서 그 지경까지 가도록 보고 있을 수만도 없지 않은가. 단순히 도시락 안 싸서 편하다, 점심 먹고 오니 좋다. 이렇게만으로 급식을 이해할 수만은 없다. 어느 조사를 보면 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가는 학생수가 상당하다고 하는데 단지 한 끼 떼우는 식으로 간단히 해석할 일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재료로, 어떠한 조리 과정을 통하여, 무엇을 먹이는지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로 알아 볼 수는 없을까. 그러나 참여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참여를 해야 할 지 모르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첫째, 아이가 가져오는 식단표를 한 번 꼼꼼히 살펴보자. 인스턴트음식의 사용횟수나 어떤 조리 과정을 통한 음식인지, 전통음식 비중은 어떤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급식소위원회 활동을 들 수 있다. 위에서 문제점을 발견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재료(예를 들어 우리 농산물, 친환경농산물 따위)를 사용했는지 확인은 사실 어렵다. 그래서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급식소위원회활동은 가장 적극적인 참여가 아닐까 싶다. 학부모, 학생, 교사, 영양사가 한자리에 앉아서 급식에 대해서 논의한다면 급식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셋째, 식품 검수도 있다. 급식재료 납품 시간에 맞춰 검사하는 일이다. 어떤 재료들이 들어오고 있는지, 함량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특히 어패류 따위의 신 선도는 유지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들이 주로 하지만 학교자생단체회원들도 하는 학교도 있다.
넷째, 납품업체 답사를 갈 수 있다. 직접 납품업체를 방문하여 위생상태나 보관상태 따위를 본다. 그 결과로 납품업체를 선정 할 수가 있다.
다섯째, 전체 학부모, 학생, 교사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할 수 있다. 급식에 대한 만족도, 개선점, 학교나 정부에 바라는 점 따위를 설문을 통하여 알아 보기도 하고 급식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여섯째, 학부모급식의 날을 정하여 학부모들이 직접 급식을 먹어 보는 것이다. 맛은 어떤지, 조미료 첨가 여부, 배식 방법들을 직접 겪어 보면서 급식의 질을 높 일 수 있을 것이다. 인천 갈산초등학교에서 시행하여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았을 뿐더러 그 날의 수익금으로 결식아동돕기에도 한 몫 했다고 한다.

위에 얘기한 것 외에도 급식후원회도 있는데 주로 발전기금을 내는데 불과한 활동으로 그치기 일쑤다. 이 외에도 각 학교 사정에 맞는 다양한 활동과 참여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한 끼 점심이 아이들의 장래 건강, 나아가서는 나라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차대한 일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큰 지름길임을 한 번 더 얘기하고 싶다.
이월녀(참교육학부모회 강남지부 교육자치지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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