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140곳 중 12곳 '부적합' 판정

이용자 많은 곳 일수록 오염 심해

주민들이 사실상 식수 대용으로 마시고 있는 고양지역 주요 약수터의 수질이 음용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경기도의회 김홍 의원(고양3·보사환경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에서 50인 이상이 항상 이용하는 ‘먹는물공동시설’(약수터)는 140곳이나 된다.
그러나 연구원이 지난 3/4분기 이들 약수터에 대해 수질검사를 벌인 결과 전체 8.6%인 12곳이 대장균등이 과다 검출돼 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들 이용주민 대부분이 건강을 위해 약수터를 찾는 신도시 아파트 주민들로 매일 수 천명씩 찾는 곳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고양시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는 일산동구 마두동 정발산 약수터 2곳, 마두동의 마두 약수터, 일산서구 탄현동의 범룡골 약수터, 덕양구 성사동의 성라공원 약수터 등 12곳이다. 이중 총대장균군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관산동의 용천약수터와 화정동의 국사봉 약수터를 제외하고 나머지 10곳에서는 동물의 배설물이 원인인 분원성대장균까지 검출됐다. 특히 덕양구 주교동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는 대궐 약수터 두 곳 중 한곳에서는 복통을 일으키는 일반세균도 검출됐다. 

매일 아침마다 약수터를 찾고 있는 김모씨(62)는 “지난 여름 약수터에서 만난 많은 주민들이 배앓이를 했다”며 “건강을 위해 약숫물을 마시는데 오히려 건강을 해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에 대해 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련법에 따르면 약수터의 수질이 미생물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안내판을 통해 주의사항을 알고 재검사 후 계속 부적합 판정이 나올 경우 경고문을 부착하고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
김홍 도의원은 “약수터는 대부분 수맥이 지표층에서 얕게 형성되어 있어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빗물과 함께 침투될 가능성이 높아 위생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용인구가 50명이 넘는 약수터에 대해 분기별 1회 이상 검사를 벌이고 있다.

<고양시 부적합 판정 약수터>
정발산 2곳(마두동), 마두(마두동), 범룡골(탄현동), 성라(성사동), 성라공원(성사동), 용천 2곳(관산동), 대궐 2곳(주교동), 천일(원흥동), 국사봉(화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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