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곳 없나…찾아내 예방해야

“컵라면은 먹으면 안 돼.”
“이거 먹으면 나중에 아기도 못 낳는데.”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용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식품이 흡수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컵라면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때아닌 수난(?)을 당해야 했다. 여기에 걸 맞춰 매출이 격감한 모 라면회사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용기는 종이로 만들었다”는 카피를 강조했다. 컵라면을 다른 그릇에 옮겨 먹이는 법석까지.
그러나 이도 잠시, 뉴스 체감이 멀어지자 환경호르몬이 배출된다는 용기는 버젓이 사용되고, 한참 크는 아이들은 여전히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즐겁게 먹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보게된다.
환경호르몬의 정확한 표현은 ‘내분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s)’.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호르몬 기능을 방해하는 물질로, 합성 또는 자연상태의 화학물질을 일컫는다. 사람 몸에서는 100여 가지의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들은 사람 몸을 떠돌며 발달, 성장, 생식, 행동 같은 신체 기능을 만들어낸다.
무서운 건 환경호르몬이 생명체에 들어가 일으키는 사건들. 가까운 예로 모유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다이옥신이 나와 모유를 먹여야 하느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자수가 준다. 성기 기형이 는다. 호르몬과 관련된 암이 증가한다. 증거가 제시된 증상만도 무섭다.
야생동물들에게 나타난 현상들은 더욱 암담하다. 암탉처럼 구는 수탉. 대서양 해안 병모양코 돌고래 수백 마리의 떼죽음. 새끼를 버리고 둥우리로 돌아가지 않는 독수리. 알을 낳을 생각이 없는 지 같은 성끼리 짝짓기를 하는 청어갈매기.
식품포장용기 들이 환경호르몬을 체내에 흡수시키고 있다. 식품 포장재에 들어있는 물질들이 식품에 흡수 체내로 들어간다. 플라스틱 코팅재로 사용되는 애폭시 수지, 포장재로 애용되고 있는 스틸렌 수지 들이 환경호르몬의 주범이다. 이 스틸렌 수지가 바로 컵라면 용기를 만드는 발포스티로폼의 원료다.
염화비닐테품(PVC)로 만들어진 치아발육기나 아기용 장난감도 발암성 물질인 프탈산에스테르를 만들어낸다. 젖병에서도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넣으면 젖병의 재료인 비스페놀이라는 환경호르몬이 나온다. 학교 급식에 많이 사용되는 식판도 비스테놀 제품이 많다. 일부 캔음료에서도 비스테놀이 검출되었다.
수입육류, 수입 오렌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사과에서도 환경호르몬이 발견되었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도 다양한 환경호르몬이 숨어있다.<그림 참조>
어쩌면 인간이 아이들을 못 낳는 미래를 걱정해서 과학자들이 복제을 연구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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