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 없는데 천리를 달리고, 손도 없는데 사람을 상하게 하는 무서운 놈이 있으니 바로 '말'이라는 놈이다.
좋은 말은 사람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데 반하여 나쁜 말은 사람을 해치고 나라까지 망하게 한다. 그래서 선인들은 교묘하게 둘러 붙이는 말을 잘하는 자를 싫어하셨고 말을 앞세우는 자를 멀리하셨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사회는 교언(巧言)을 일삼는 자들의 세상이 되었다. 교언을 잘하면 잘할수록 능력자로 인정받는다. 이러한 사회를 만든 것은 무엇보다도 언론매체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왜냐 하면 가장 큰 입을 가지고 있으니 그 만큼 책임도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임이 크기에 본래 언론 종사자들은 사실 그대로를 정확히 옮기는 일에 신명을 다 바쳐야 한다. 그것이 사명이다. 그런데도 권력과 이윤에 자신들의 사명을 팔아먹는 자들이 간혹 있어서, '말'로 생사람을 잡기도 하고, 때 때로 허위 왜곡 보도로 특정세력의 이득을 옹호해 주는 일에 앞장서기까지 하고 있으니 어찌 책임을 면할 수 있겠는가?
언론이여! "공론을 빌려 사사로운 뜻을 만족시키지 말라(毋借公論以快私情)『채근담(菜根譚)』<前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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