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만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 회장)

 고양은 고려와 조선조를 이어 내려온 천년의 수도권 지역으로 문화재와 함께 많은 인물을 배출한 한반도 중심 지역이다. 또한 고양은 삼국시대에는 쟁탈의 각축장이었고 5천년 전 가와지볍씨 출토가 말해주듯 한강과 임진강 유역에 자리하여 각종 산물이 풍부한 고장이었다.

세계 문화사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수도권에서부터 문화가 시작되고 번영을 이루는데 우리나라도 삼국시대의 수도였던 경주, 평양, 부여 등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문화가 있는 곳에 인물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들이 문화를 풍부하게 한다. 문화재와 인물은 민족의 자산이며 전통이다. 전통이 있어야 국가는 유지되고 국민은 번영한다. 독일 역사학자 슈펭글러는 "전통문화가 있는 민족은 번영하며 전통문화가 없는 나라는 소멸한다"고 국가의 흥망을 논했다. 그래서 국가는 그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갖은 노력과 온갖 투쟁을 치룬다.

이제 우리 고양에서도 우리 고장의 향토 인물들이 얼마나 훌륭했나를 드러내어 이곳에 새로 정착한 시민들과 아이들에게 알리는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는 해마다 '올해의 자랑스런 고양인'이란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는  고양의 전통문화의 발전에서뿐만 아니라 자녀 교육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이들이 자신이 사는 고장에서 배출한 훌륭한 인물들을 알게 되면 향토에 대한 자긍심이 생겨 고양을 더욱 발전시키는 애향심의 뿌리로 작용할 것이다.

 ‘자랑스런 고양인’ 행사는 고양시민들에 고양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문화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백만 시민의 터전인 고양에서 태어난 역사적 인물이 누구이며, 그들이 어떻게 역사와 민족에 공헌하였는가를 연구 빌표하여 널리 알릴 것이다. 

그동안 우리 고장의 문화재는  많이 소개되어 왔지만 고양이 배출한 역사적 인물이 소개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인물이 빠진 지역 문화는 협소한 역사인식이며 쉽게 잊혀질 수 밖에 없다. 인물과 문화유적, 문화 행사들을 함께 이해할 때 지역문화는 보다 풍부해지고 애향심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고양에서 오랜 세대를 살아온 토착민들이 꾸려온 풍습과 생활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곳으로 이주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올해의 자랑스런 고양인’의  첫 번째 사업으로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는 금년을  '최영 장군의 해'로 정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영 장군을 우리 고장의 인물로 자리매김한다면 그는 역사책 속에 갇힌 인물이 아니라 내 고장의 흙 속에 살아 숨쉬는 위인으로 다가올 것이다.

최영 장군의 묘가 대자동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꽤 있지만 그가 고양출신이며, 매년 10월 무렵이면 최영장군 위령굿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한 왕조를 수호하는데 충성을 다 바친 충신의 대명사와도 같은 최영장군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민속신앙에 미친 영향을 학술적 고찰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고장의 인물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은 민간문화단체의 사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고양신문 등 지역 언론이나 유력한 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   ‘올해의 자랑스런 고양인’ 을 기리는 사업에 뜻있는 많은 고양시민들이 손발을 걷어부치고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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