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지구 조합과 대책위 ‘일촉즉발’

일산동구 식사지구의 개발조합과 세입자들의 갈등이 한센인들에 대한 비하 낙서와 폭력사태로 비화되면서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식사지구 도시개발지역의 철거예정건물에 ‘XXX 다 죽어라’ 등 정체불명의 한센인들을 비방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이에 한빛복지회 소속 한센인 100여명은 15일 오전 9시30분께 식사지구이주대책위원회 임시 컨테이너 사무실로 몰려가 집기를 부수는 등 1시간 동안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센인들과 세입자들이 충돌, 이재송 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대책위 소속 세입자 7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책위는 일산경찰서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도 이날 뒤늦게 경찰병력 1개 중대를 출동시켜 만일의 폭력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한센인과 세입자들을 자진 해산시켰다.

경찰은 “최근 조합과 대책위의 충돌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공장 외벽에 붉은 색 라카로 한센인들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는 글들이 출현해 한센인들이 이를 참지 못하고 폭력사태로까지 발전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빛복지협회는 다음날인 16일 대책위를 명예회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식사지구는 한센인들을 중심으로 한 식사지구개발조합이 구성돼 30만평 규모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곳 가구공단 세입자들은 지난달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대책위를 구성해 조합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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