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선/ 가족과 성상담소 3기 상담원

고양여성민우회는 ‘제4기 성폭력 전문상담원교육’을 오는 8일부터 시작한다. 내가 받아본 좋은 교육이기에 이 교육을 알지 못해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자 펜을 들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게 되자 이제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성폭력전문상담 교육’에 대한 안내문을 보았다. 관심은 갔지만 성폭력이라는 말이 내게는 생소하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대기자로 등록했다가 운 좋게  바로 수강할 수 있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첫날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교육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열의를 보고 놀랐다.  첫날 교육은 ‘여성과 인권’ ‘여성의 눈으로 세상 보기’였는데 강사님의 휴식시간조차도 빼앗을 만큼의 질문 공세로 4시간 가량의 교육이 언제 다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성폭력이라면 밤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해 성적 희롱이나 강간당하는 정도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성폭력이 여러 형태(학내성폭력, 아동성폭력, 사이버에 의한 성폭력, 스토킹 등)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강사분들도 이론과 함께 다양한 사례, 가해자의 심리 분석 및 대처방안 등을 말씀해 주시고 질문에도 성실히 답해 주셨다. 나를 비롯하여 교육을 받았던 분들이 대체로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분들이라 강의 내내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휴식시간이나 점심을 먹으면서도 진지한 대화들을 나누기도 했다.

강의를 받는 내내 즐겁기만 하진 않았다. 알면 알수록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한동안 주부로만 살아오다가 여성으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마음이 혼란스럽기도 했다.

지금은 그 후속으로 여성주의 상담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본격적인 성폭력상담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상담자원봉사도 하게 되었다.
민우회의 ‘가족과 성상담소’는 내게 제2의 친정과 같은 곳이다. 또 다른 나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해주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곳이기에 내가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두 번 총 15회에 걸쳐 진행되는 성폭력상담원 교육에 많은 주부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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