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주주총회를 마치고

지난 주말에 고양신문 주주총회가 있었습니다. 녹차와 한과, 떡이 놓인 조촐한 다과상에 둘러 앉아 진행된 이색적인 주주총회였습니다.

송구스러운 점은 1년에 한번 주주님들을 모시는 귀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여러 주주님들이 참석하실 수 있도록 다채롭게 홍보도 하고,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도 준비하는 등 할 일이 많았는데 모두 간과하는 바람에 다른 해보다 더 썰렁한 총회가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지면을 빌어 주주님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는 주주님들을 모시는 자리가 보다 크고 풍성한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올해 고양신문의 목표는 구독자 확장입니다. 17년 전 고양신문 창간 때부터 매년 강조해 온 목표이지만 올해의 강도는 좀 다릅니다. 솔직히 벼랑 끝에 와 있음을 시인합니다. 비상하지 않으면 떨어지는 선택의 기로입니다.

변화와 성장의 길로 비상할 수 있는 동력은 바로 구독자입니다. 어떻게 하면 구독자를 늘려나갈 수 있을까요. 신문을 잘 만들어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대한 자본과 인력을 갖추고 공략하는 중앙지들과 경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꿔서 한번 생각해봅니다. 중앙지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고양신문만의 그 무엇을 찾는 것입니다. 바꿔보니 고양신문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신문입니다. 고양의 뉴스를 최고로 여기는 신문, 고양사람들의 소식을 상세히 들을 수 있는 신문은 바로 고양신문 하나입니다.

고양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가장 가까이 알 수 있다는 것도 고양신문의 경쟁력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 많은 시민들이 고양신문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고 고양신문 역시 스스로를 알리는데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젠 좀 달라지려고 합니다. 발행인부터 인턴기자까지 고양신문의 홍보요원이자 구독영업자로 나설 생각입니다. 기자가 구독영업을 하는 것이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것은 옛말입니다. 구독자가 없는 신문은 존재가치가 없고 곧 폐간입니다.

지역신문의 형편상 구독사원 따로 두고 그들에게만 영업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자유롭게 정론을 펼 수 있는 신문을 위해서라도 고양신문은 구독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구독료로 자립하는 신문만이 정론을 펼 수 있습니다.

고양신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수신문으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기획취재부터 장비지원, 구독지원, 인력지원 등 다양한 수혜를 받게 됩니다. 기금지원의 더 큰 힘은 사실 명분적 지원에 있습니다.

전국 400여개의 지역신문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1등급 신문으로 선정됐다는 자긍심입니다. 모두 고양신문 독자님들 덕택입니다.

이젠 독자님들의 힘으로 ‘흑자 신문’에 도전해보겠습니다. 고양신문 기자들이 자유롭게 정론을 펼 수 있도록 하는 힘은 오직 독자에게로부터 생겨날 수 있습니다. 구독에 대해서만큼은 ‘지독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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