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食人)
그러나 사람이 사람의 고기를 직접 먹는 것만 식인이라 하지 않는다는 것을『맹자(孟子)』의 “짐승을 거느리고 와서 사람을 먹게 한다(此率獸而食人也)《梁惠王章句上》”는 대목을 통해 알 수 있다.
부엌에 살진 고기가 쌓여있고, 마굿간에 살진 말이 있는데도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주려 죽은 송장이 있으면 그게 바로 짐승을 몰아와 사람을 먹게 한 것이라고 맹자는 주장하였다.
이런 시각으로 세계에서 힘이 가장 센 미국과 가장 잘사는 나라인 일본을 바라보면 지금 이 시대가 추구하는 게 바로 식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1세기의 평화는 테러전쟁이나 꽁치어업방해와 같은 자국위주 논리로는 이룩할 수 없다.
자기 집단과 자신만 잘먹고 잘 살겠다는 사고방식으로는 더 더욱 이룩할 수 없다. 오직 같이 잘살고 같이 배부른 나눔과 공존의 논리로만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食人잔치를 반대한다.
<김백호·회산서당 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