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食人)

식인(食人)은 사람을 먹는다는 뜻이다. 사람이 사람을 먹는다는 식인종을 말하면 사람들은 아마 이야기 속에서만 전하는 아마존의 정글과 아프리카 어느 오지에 사는 미개인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의 고기를 직접 먹는 것만 식인이라 하지 않는다는 것을『맹자(孟子)』의 “짐승을 거느리고 와서 사람을 먹게 한다(此率獸而食人也)《梁惠王章句上》”는 대목을 통해 알 수 있다.

부엌에 살진 고기가 쌓여있고, 마굿간에 살진 말이 있는데도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주려 죽은 송장이 있으면 그게 바로 짐승을 몰아와 사람을 먹게 한 것이라고 맹자는 주장하였다.

이런 시각으로 세계에서 힘이 가장 센 미국과 가장 잘사는 나라인 일본을 바라보면 지금 이 시대가 추구하는 게 바로 식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1세기의 평화는 테러전쟁이나 꽁치어업방해와 같은 자국위주 논리로는 이룩할 수 없다.

자기 집단과 자신만 잘먹고 잘 살겠다는 사고방식으로는 더 더욱 이룩할 수 없다. 오직 같이 잘살고 같이 배부른 나눔과 공존의 논리로만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食人잔치를 반대한다.
<김백호·회산서당 훈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