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 확정과 곽치영 국회의원의 재판과 관련한 내용이 기사화된 본보 558호에 대해 오경렬 전 의원은 재차 전화 항의에 이어 인터뷰를 자청해왔다.
9, 10일 두차례에 걸친 인터뷰에서 오씨는 자신이 초지일관 진술을 번복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의 억울한 심정, 판결로 인한 의원직 상실 아니라 투병생활 등 어려움을 당한 일을 눈물로 토로했다. 무엇보다 오씨를 분노하게 한 것은 사건의 진실,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의혹의 눈길과 이야기들이었다. 그는 신문사에 항의 전화를 하게 된 계기도 '5차례의 진술 번복'을 사실이냐고 물으며 자신의 진술을 폄하하려는 이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비록 소속 정당의 선거였고 자신이 선거중책을 맡고 있기는 했으나 엄연히 '남'의 선거에서 한 연설 때문에 의원직 상실은 물론이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됐다.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본인이 암선고를 받았고 아내가 병을 얻었으며 친부모처럼 모시던 장인 어른이 갑작스레 쓰러지시고 끝내 돌아가신 일을 얘기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 제게 남은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희생이 너무 컸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관심을 갖는 것은 여전히 오는 15일 곽치영 의원 재판에서 오 씨가 어떤 증언을 하게 될 것인지에 몰려있다. 그 부분에 대해 오씨의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는 답을 '대가를 바라는 저울질'로 추측하기도 한다.
일련의 과정을 취재하면서 기사의 방향도 세인의 입방아와 정치적 입장에 쏠려있었다. '과연 진실이 무엇일까', '누가 봐도 땅을 칠만큼 억울한 오씨의 사연을 들으며 누구를 원망하라고 얘기해야 할까'에 대해서는 세인들과 함께 기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신문사를 찾아와 눈물짓는 오씨를 보며 어떤 결론이 나든 이미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버린 그에게 자칫 신문 기사까지 쐐기를 박은 것은 아닐까 미안함이 앞섰다. 혹여라도 지난 558호의 기사가 그 의도,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오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 이 자리를 빌어 고개숙여 양해를 구한다.
누구나 아는 민주화 운동 경력을 갖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기도의회 의원 자리에까지 이르러 성실한 활동을 계속해왔던 오씨가 그의 다짐대로 이번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란다.
누구나 정치는 흙탕물이라 표현한다. 그 속에 들어가면 진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국 정치와 정치권을 그렇게 터부시하며 외면하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본다면 진실은 드러나지 못할 것이다. 곧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부터 정치, 정치인들을 만나면 항상 착용했던 색안경을 벗어버려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김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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