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봉사상받은 이경무 고양유림서원장

 “청룡봉사상을 시민 모두의 상으로 돌리고 싶습니다.  고양문화원 건립에 땅을 기부했다고 상을 받았지만 시민의 염원에 따른 것이기에 시민 모두의 상이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재산을 환원하는 기부문화 확산에 일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40년 전통의 권위있는 봉사상인 청룡봉사상(조선일보 제정)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된 이경무(83) 원장을 만나러  고양유림서원(☏964-6662)을 찾았다. 8순의 이 원장은  목소리는 아직도 카랑카랑하다. 이곳에는 붓글씨와 사군자 등의 서화와 명심보감 등의 한문경전 강좌가 열리고 있어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가을이면 서원에서 배운 솜씨로 작품을 만들어 ‘유생전’이라는 이름으로 서화전을 열고 있다.

고양 토박이인 이 원장은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어릴 적 가난으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고 한국전쟁 후 밀가루 장사와 쌀가게, 건재상 등 닥치는대로 일을 해 재산을 모았다. 이후 틈틈이 한학을 독학하고 환갑 무렵에 성균관 유림대학을 다니며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15년 전 고양유림서원을 세웠다.

“어릴 적에 못 먹고 못 입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권력이나 재산 있는 사람에게 천대받고 자랐습니다. 당시에는 근사한 기와집 한 채가 있으면 십리 안 사람들이 굶주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돈을 벌면 위세부리지 않고 남에게 베풀겠다고 결심하며 자랐습니다. 베푸는 것은 재산뿐만 아니라 배움도 나눠야 합니다. 혼자만 갖고 있다가 죽지 말고 나눠줘야 사회가 평화로워지고 통일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원은 지식이 많은 교수나 교사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이옹이 건립한 고양유림서원은 배움의 나눔을 실천하는 곳으로 이곳을 찾은 노인들에   배움을 베풀며 점심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유림서원이 추구하는 유학에 대해 “유교는 특정 믿음을 대상으로 하는 종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본인 윤리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늦게나마  배운 공자님 말씀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서원을 세웠다고 밝혔다.

고양신문 시민주주이기도 한 이 원장은 “신문도 공과 사를 구별해서 사사로운 이익에 따라 기사를 작성하지 말고 있는 대로만 쓸 것”을 당부한다.
"재산을 모은 사람은 이웃의 슬픔과 괴로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원장은 지역사회에 재산을 환원하는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력하게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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