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40대 화이트칼라 출신 실직자 가장 많아

올해 대졸 취업난은 98년 IMF사태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취업시즌을 맞아 때마침 발생한 미국 테러사태로 각 기업체에서는 앞다퉈 채용계획을 보류하거나 아예 올해 채용계획을 취소해 버렸다.
여기에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니 명예퇴직이니 하는 판에 각 지역의 취업알선센터나 재취업과정에는 사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백석역 인근에 있는 노동부 산하 고양고용안정센터(906-1909)도 최근 이러한 여파로 인해 최근 실업급여를 신청하거나 취업을 알아보기 위한 발길이 부쩍 늘었다.
센터에서 하는 일은 실업금여 지급과 고용안전사업, 직업능력개발 사업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실업금여는 산업구조조정, 조기 및 기구 축소 등 기업의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실직하는 근로자에게 생활안정 및 재취직을 촉진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평균급여의 50%를 지급하고 있다. 고용안정사업은 근로자를 해고시키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거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를 채용해 고용을 늘리는 사업주에게 소요비용을 지원함으로써 고용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직업능력개발사업은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훈련을 실시하는 사업주에게 당해 훈련을 위해 사업주가 부담한 훈련비의 일정비용을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고양센터에는 직업상담원 12명과 이중 취업알선 전문상담원 6명이 근무중이다. 센터의 정진국 계장은 “실직후 좌절하지 말고 또한 혼자서 취업을 위해 애쓰는데 가장 빠른 길은 센터를 찾아 재취업 정보를 얻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노동부(www.work.go.kr)의 워크넷을 통해 취업정보를 재공하고 있다. 덧붙여 정 계장은 “실업급여 자격자도 제도를 몰라서 못받는 경우가 있다”며 “센터에 오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고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시는 올 1월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3천1여명에서 지난 9월에는 4천3백여명으로 늘어났고 지급액도 9억7천9백만원에서 14억4천9백만원으로 크게 늘었다.<표> 특이할 만한 점은 고양시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40대 사무직 출신이 가장 많다. 이들은 대부분 이전 직장에서 평균 월급이 3백∼5백만원이었지만 실업급여의 최고한도는 한달 105만원으로 한정돼 있다.
최근 대졸 미취업자의 증가와 맞물려 센터를 찾는 방문객도 하루 500여명이 넘고 있다. 센터의 김정성씨는 “센터는 경기에 민감해 방문자수가 금방 차이가 난다”고 귀뜸.


딱 맞는 일자리 찾기 힘드내요

지난 15일 고용안전센터를 찾은 김용석씨(가명·39)는 얼마 전 다니던 무역회사에서 해고됐다.
김씨는 무역학을 전공하고 지난 88년 대학교를 졸업, 그해 5월 바로 무역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지난 달 해고 직전까지 다닌 직장만 무려 4곳이다. 김씨는 직장에서 모두 무역영업을 담당했지만 무역업이라는 것이 경기에 민감하고 언제 부도가 날지 몰라 안정적인 직장은 못된다고 한다.
해고되자 마자 센터를 찾은 것도 재취업에 노하우가 있다는 것. 재취업에서도 김씨가 원하는 직종은 무역업이다. 구직표에는 4곳의 경력과 운전면허(2종)에 영어 가능, 희망 근무지 서울 정도. 희망연봉은 2천5백에서 3천만원을 기입했다. 연봉액이 업체에 조금 부담이 되지 않겠냐는 물음에 지금 자신의 나이에 이 정도 연봉은 돼야 집안을 꾸려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업기간이 길어진다면 어쩔수 없이 직종과 급여에 상관없이 재취업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푸념.
어느 한 집안의 가장일 듯한 김씨는 센터를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표> 고양시 실업급여 현황 (단위 : 명, 백만원)
월별 1 2 3 4 5 6 7 8 9
금액 979 1,046 1,213 1,283 1,398 1,394 1,345 1,382 1,449
인원 3,169 3,922 4,154 4,239 4,421 4,117 4,169 4,257 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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