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교통불편…'환경 점수' 깎여

최근 미 테러 사태에도 부동산 시장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 매매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고양시 아파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더 이상 고양시는 투자가치를 잃었다며 개발중인 아파트의 미분양 사태와 가격 하락을 공통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동산 114가 최근 발표한 신도시 아파트 시세변동률에서 분당, 평촌, 중동이 0.03%, 산본 0.04%인 반면 일산은 -0.03%였다. 전세값 변동률은 중동(0.55%), 산본(0.54%)이 비교적 상승률이 높았고 일산(0.18%), 평촌(0.09%), 분당(0.04%)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수도권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0.02%~0.13%였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과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상승이 예측되는 가운데 고양시의 가격하락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 과잉과 조만간 닥쳐올 교통대란, 학교 부족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마두동 주연부동산 중개업 정행균 사장은 "일산동의 D산업이 개발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를 2억3천~2억6천500만원으로 잡고 있는데 등록, 취득세 1천500만원을 포함해 3억4천만원 이상의 매매가가 유지돼야 투자가치가 있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결국 투자가치가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사장은 이미 분양이 끝났으나 가격이 높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탄현2지구를 예로 들며 고양시가 균형잃은 도시개발, 학교 부족과 함께 도로망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해 투자가치를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미 자유로와 통일로의 교통 정체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산 신도시 입주 당시 1시간대 서울 출퇴근이 가능했으나 가좌 대화지구, 일산동, 풍동, 일산2지구 개발까지 완료되면 2시간 이내 출근도 장담하기 어렵다.

또 최근 투자측면에서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고양시가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원 경매 컨설팅 김정남 대표는 "최근 환경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며 "고봉산 등 녹색라인은 가능한 훼손하지 않는 것이 고양시 투자가치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가까운 아파트'보다는 주5일 근무로 남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 중요 가치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근접성, 호수공원 등 많은 여유공간과 녹지, 쾌적한 환경, 새롭게 건설된 신도시가 그동안 고양시 일산의 중요한 가치로 부각됐으며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 원인이었다. 그러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녹지가 급격히 줄고 도로망 확충이 개발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더 이상 고양시는 투자 가치가 없다'고 자문하고 있다.

자족도시를 지향한다며 고양시가 나서서 재촉하고 있는 개발이 고양시의 '값'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둘러 자문해봐야할 것이다.

<표>아파트 시세변동률(2001.9.28)
신도시 매매 전세
분당 0.03 0.04
일산 -0.03 0.18
평촌 0.03 0.09
산본 0.04 0.54
중동 0.03 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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