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거주 동화작가들의 책이야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는 말을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해시켜 줄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30여 쪽밖에 되지 않는 책 한 권을 권하면 된다.

동화작가 이성실 씨와 세밀화가 이태수 씨가 만든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라는 책을 보면 된다. 올챙이 시절엔 잠자리 유충에게 잡혀 먹히지만 개구리가 되고 나면 잠자리를 잡아 먹는 먹이 사슬을 쉬운 문장과 사실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생한 간접경험을 전달한다. 그것도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권하는 그림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책들을 포함해 2001년 상반기에 출판된 어린이 책은 총 2천141 종류다. 우리 어린이들은 이 책들 중 몇 권이나 읽었을까?

고양신문은 일산동화나라(대표 정병규)와 함께 ‘어린이 책 함께 읽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책은 단순히 지식습득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문화의 원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화작가이며 책의 삽화를 그리기도 하는 신혜원 씨, 세밀화로 동화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태수 씨, 동화작가 노경실 씨, 백명식 씨의 작품을 2001년 가을 고양신문 추천어린이 도서로 선정했다. 4명 모두 고양시 거주자이기도 하지만 그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선정이유다.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이성실 글/이태수 그림/다섯수레 간. 이 책에서는 논물 가득 거품처럼 떠 있는 자그마한 개구리알이 올챙이가 되고, 올챙이가 자라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언뜻 생각하면 아주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동그란 알에서 꼬리 달린 올챙이가 나오고 꼬리가 점점 짧아지면서 뒷다리가 나오고 앞다리가 나오는 과정을 세밀화로 유명한 이태수의 아름다운 그림과 동화작가 이성실의 정겨운 글로 만날 수 있다. 개구리의 탄생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은 작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이태수 씨가 세밀화로 그린 다른 책-‘우리 순이 어디 가니’‘심심해서 그랬어’‘바빠요 바빠’‘우리끼리 가자’‘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 등

◇글자 없는 그림 책1,2,3=신혜원 그림/이은홍 편저/사계절 간.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반드시 의도된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모르는 아이라 할지라도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혼자 보면서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개를 꺄우뚱거리며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경험할 수 있다. ‘글자 없는 그림책’시리즈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흔히 겪는 일, 낯익은 물건들, 친근한 동물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즐거운 놀이, 친구와 가족 또는 사회적 관계,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기 실린 많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혜원 씨가 그린 다름 책-‘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1. 호랑이 뱃속에서 고래 잡기’‘하느님의 눈물’‘혼자서 크는 아이’‘깨비 깨비 참도깨비’‘오줌에 잠긴 산’‘굴참나무와 오색딱따구리’‘쿨쿨 할아버지 잠깬 날’

◇심학산 아이들=노경실 글/사계절 간. 자유로를 타고 통일전망대 쪽으로 달리다보면 동쪽에 나지막한 산 하나가 있다. 그곳이 심학산이다. 고양시와 파주시에 걸쳐 있는 산. 책은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동패리에 있는 심학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현장동화. 노경실 씨는 98년 심학초등학교에 독서지도 교사로 초빙되어 방문했다가 학교 이야기를 동화로 꾸미게 됐다고 한다. 동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실화. 우리가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학교는 살아있다’는 희망의 전언 때문이다.

노경실 씨가 쓴 다른 책-‘상계동 아이들’‘지하철을 탄 천사’‘아버지와 아들’‘천사야 울지 마’‘복실이네 가족 사진’ 등

◇1,2,3학년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뭘까=백명식 글 그림/파랑새어린이 간. 아이들에게 직접 ‘가장 알고 싶고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서 나온 6천여 가지의 호기심을 수준과 학년별로 간추린 책이다. 우주에서 사람들은 왜 떠다니는지, 지렁이는 땅 속에서도 숨을 쉬는지, 토끼는 진짜 당근을 좋아하고, 왜 눈이 빨간지 등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파헤치고 있다. 특히 만화처럼 재미있게 그려진 그림이 이해를 돕고, 중요한 부분을 조금 크고 굵은 글씨로 처리한 점이 눈에 띈다.

백명씨 씨가 쓰고 그린 다른 책-‘아빠가 되기는 정말 힘들어’‘빨간 우체통이 전해준 사랑이야기’‘뿡뿡 방귀쟁이 노린재’‘고슴도치 꼬슬이가 밤송이가 되었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빠’‘과학이 숨어있는 수수께끼 놀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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