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평수/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지역의 선량들은 각종 활동에 대한 이력을 앞세우며 자신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인지 명함을 받아드는 시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번 선거는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할 전망이다.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각 정당마다 후보들이 넘쳐나고, 중선거구제와 지방의원 유급제가 실시되면서 무소속 후보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자치제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각종 권한이 지방정부로 이양되고, 예산 집행의 자율성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지방분권의 발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이다. 우리가 중앙정치보다 지방선거에 더욱 관심을 갖아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남다른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선, 정책선거를 해야 한다. 각종 공약과 약속을 인기에 영합하여 즉흥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실행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메니페스토(manifesto)운동에 동참하자는 말이다.

즉,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공약의 목표, 우선 순위, 기간, 실행 과정, 예산 등의 사항을 수치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기해서 유권자들이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시하자는 운동이다.

두번째로는 지역발전의 핵심 경향으로 자리잡은 환경과 문화에 대한 정책을 고민하고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이러저러한 건설계획이나 건물의 건축 계획들을 백화점처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환경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는 개발시대를 넘어 보존과 복원의 시대로 들어섰다. 즉 전통문화의 보존과 복원, 도심 환경의 복원이 중요한 지역발전의 가치로 부상한 것이다. 따라서 후보들은 이러한 시대변화를 읽고 녹색과 문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공약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positive) 선거운동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상대 후보를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유권자들에 대한 성의 있는 만남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것이다. 선거 때면 온갖 흑색선전과 루머들이 꼬리를 물고 지역을 돌아다닌다. 또한 상대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선거 풍경이다.

네거티브 운동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만 더욱 부추길 뿐이다. 따라서 당당한 정책대결과 인물 홍보에 주력하여, 유권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판단의 근거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에 국한된 것도 좋지만 고양시와 관련한 큰 그림과 정책도 소홀히 하지 말자는 부탁을 하고 싶다. 그동안 선거를 보면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공약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선거는 축제이자 지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는 말처럼, 후보자에게나 유권자들에게 이번 5?31지방선거가 바로 그런 선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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