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고양 사람들은 5월이 되면 습관처럼 즐겨 먹는 물고기가 있다.
고양에서는 웅어라고 부르며 충청이나 호남에서는 우어, 그리고 표준어로는 위어(葦魚)이다. 바다에서 살다가 인근의 큰 강을 거슬러 올라와 갈대밭에 산란하기 때문에 그 이름을 갈대 위(葦)자를 써서 위어라 부른다.

갈대밭이 잘 발달되어 있는 행주나루 부근은 이 웅어 암놈들이 대규모로 산란하는 적절한 장소이다. 특히 5월이 되면 웅어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산란기인 5월에 잡은 웅어 암컷은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하며 뼈까지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웅어는 양식이 전혀 되지 않아 100% 자연산 물고기이다. 원래 바다에 살다가 산란시기가 되면 웅어는 강을 따라 올라와 수질이 2, 3급인  정도의 민물에서 산란처를 찾는 멸치과에 속하는 어류이다. 생긴 모양은 몸이 길며 옆면은 날카로운데 색은 은빛으로 매우 예쁘다.

보통 30cm 정도의 크기로 5월 단오가 지나 산란이 끝난 후면 웅어는 뼈가 굵어지고 고기의 맛이 떨어져 횟감보다는 젓갈용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웅어의 조리 방법도 다양한데 회로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며 이외에도 완자, 구이, 매운탕, 회덮밥, 돌솥밥, 알탕, 젓갈 등이 있다.

옛날부터 행주 웅어는 워낙 유명하여 조선시대 임금에게 웅어를 진상하기 위해 '웅어소(위어소)'라는 관청을 만들 정도였다. 또 5월에 잡은 웅어를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기 위해 행주산성에 석빙고를 만들었다. 이 행주 웅어는 고문헌은 물론 고지도에도 고양지역의 토종어류와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그 명성이 대단했다.

행주산성 부근에서 14년째 웅어 요리를 하고 있는 강모씨는 “웅어는 그물에 걸리면 성격이 급해서 얼마 안 있어 그냥 죽습니다. 웅어는 잡히는 양이 많지 않아 지금까지는 잘 아시는 분들만 주로 예약을 해서 드시는 정도"라며 "4월이 되면 웅어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어난다"고 한다.

이 행주 웅어는 행주산성과 능곡 전화국, 능곡역 부근의 일부 식당에서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웅어의 가격은 1인당 1만원선으로 자연산 웅어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고양의 토착민의 일부만이 그 맛을 알고 있는 행주 웅어. 새로 고양에 이주한 새 고양시민들도 고양의 특산물을 맛보며 향토애와 애향심을 함께 키워보면 어떨까.

정동일/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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