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미 / YWCA회장

하얀 목련이 피었다 지고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아름다운 4월, 꽃의 도시 고양시는 세계꽃박람회와 경기도체전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더구나 5월 말에 치룰 지방선거의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경선후유증으로 시 전체가 어수순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당공천제, 의원 유급제, 중선거구제 등의 도입으로 기초의회가 중앙정치에 예속화되고 거대 정당 중심의 정치로 소수 신진 세력의 정치 진입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하는 여론이 있어 왔다.

풀뿌리 민주정치의 기초로서 시민사회의 의식이 미숙한 현실에서 예상되는 기성 직업정치인의 개인적, 당리당략 차원의 불합리한 영향력 행사를 감시할 대책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역주민으로서 '우리의 생활정치'에 대한 적극적 참여의식을 갖고 정당을 초월해 우리 지역의 생활공동체를 위해 소신을 갖고 헌신할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치와 혼동해 어느 정당, 특히 지역감정에 따른 특정 정당의 후보를 무조건 찍는 습관적인 행태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버려야 할 것이다. 또 진정한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여성시민단체의 입장이다.

여성할당제 등의 양적 참여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여성후보를 지원하는 여성의 질적 참여를 모색할 때가 되었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파이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파이 만드는 방식을 바꾸어 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시민들이 앞장서 매니페스토 운동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선거기간 중 집권하면 반드시 입법화하겠다고 후보자가 약속한 공약에 대해 그 구체성과 실천가능성을 기준으로 유권자가 평가하는 선거운동이다. 선거 이후에도 공약실천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지역에서 여성정책을 상시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여성포럼, 또는 여성희망연대를 만들기를 제안한다.

고양시를 사랑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오늘까지 품어온 내 꿈은 이렇다. 쓴소리도 겸허히 수용하는 투명하고 열린 시행정, 각종 시 위원회의 내실있는 여성참여율 40%, 주민참여예산 조례를 제정해 예산 편성과 집행에 시민이 참여하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 도시발전 전략에 대한 주민 합의, 보행권 회복 및 자전거도로를 활성화시키는 녹색교통, 생태공원 및 체험학습장 조성으로 생활화된 환경교육, 개발보다는 생태환경 위주의 녹색도시, 공해없는 다양한 중소기업들을 유치하는 일자리 창출, 자립고나 국제고 등을 유치해 국내외 유학생들이 찾아오는 문화교육 도시, 동마다 공립보육시설과 어린이도서관 운영, 치매나 요양을 위한 시립 실버병원 운영, 장애우를 위한 직업교육장 설치, 접경지의 특성을 살린 남북한 여성단체와의 교류, 그리고 최소한 여성 부시장제 도입으로 남녀가 평등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살기좋은 고양시를 꿈꾼다.
이번 선거엔 이런 점들을 공약으로 내걸고 실천할 수 있는 후보들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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