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아이들 학교생활

공원 긴 의자에 앉아있던 할머니 두 분이 이상한 낙서를 보았다.
그 새끼 열라 애자
담탱이 존나 구리다

“새끼는 욕이고, 애자는 이름이겠지?”
“그런데 이건 대체 뭔 말인지 모르것네.”
아이들이 한 낙서를 이해 못하는 것은 꼭 할머니들만은 아닐 것이다.

교육에 한없는 열성을 보이며, 아이들과 한 솥밥을 먹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을까? 학교에 가서 친구들만 만나면 반 이상 욕을 섞어 말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는 걸까? 그냥 그러다 말겠지 하며 내버려 두어야 할까?

욕과 은어로 밖에 표현할 수는 아이들 마음속 분노와 불만은 무엇일까?
고등학교 아이들과 학교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학교종이 땡땡땡-김혜련/미래M&B->>, 중학교를 갓 입학한 아이들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쓴<<피노키오 선생님-권희경/가람기획->>, 초등학생들의 이러저러한 학교생활을 볼 수 있는 <<학교에 간 개돌이-김옥/창비>>, <<짜장 짬뽕 탕수육-김영주/재미마주->>, <<양파의 왕따 일기-문선/파랑새어린이->>

여기 소개한 책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 함께 고민하고, 함께 분노하며, 함께 생활하는 선생님들이 쓴 책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 책들을 읽으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이 어떤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면, 그 다음은 서로에게 미운 말 하지 않고, 상처주거나 상처받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어떤 신문에 여론조사를 한 것을 보니, 아이가 잘 못했을 때 대화로 푸는 부모는 겨우 2%뿐이라고 한다. 이는 전적으로 부모의 잘못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통해서나마 아이들의 생활을 보고 느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대화를 하기를 바란다.
<일산동화읽는 어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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