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현 원불교 교무 /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나는 이 글을 쓰는 행운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봤다. 환경운동가도 아니요, 환경연구가는 더욱 아니다. 그저 평범하고 착하게 살려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바다를 막아 개발하면 인류에게 어떤 이익이 오는지, 또는 어떤 피해가 오는지 잘 모른다. 우리나라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도 잘 모른다. 물론 언론매체나 환경운동을 하시는 분들, 또는 우주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심각하다며 걱정하시는 말씀을 보고 듣기는 했다. 또 모든 것이 서로 은혜 속에서 살고 있고, 살아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러던 어느 날 김포에 있는 지렁이 박사 최춘근 선생을 만나 지렁이의 일생을 듣고 마음 속 깊이 감동을 받게 되면서 지렁이를 키우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징그럽고 소름끼친다며 보기 싫다고 하는데, 나는 곧 피가 나올 것 같은 연약한 피부로 살아가는 지렁이의 모습이 측은하게 보였다.

지렁이는 유액을 바르지 않은 화분에 갇히면 나오질 못하고 조금만 상한 냄새가 나도 먹지를 못한다. 또한 음식은 완전히 발효된 것만 먹으며 물기가 없어도 안 되고 많아도 땀구멍이 막히어 숨을 쉴 수가 없어 죽게 된다. 그러나 먹기만 하면 배설물은 완전한 퇴비로 만들어 식물에겐 제일 좋은 비료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지렁이에게 시간절약과 지렁이가 먹기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주로 과일 껍질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주는데, 될 수 있는대로 농약을 덜 사용한 것을 잘게 잘라서 준다. 처음에는 지렁이를 키우는 화분 안에 날파리 등이 생기고 지렁이가 죽어가기도 하는 등의 애로가 많았다. 그러나 쌀뜨물로 EM발효액을 사용하면서부터 성공을 했다.

EM발효액은 Effective Micro-Organisms(유용한 미생물군)의 약자로 일본 류큐대학의 히가테루오 교수가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쌀뜨물에 섞어 합성세제나 표백제를 대신해 사용하며 하천 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미생물이다. 설거지할 때 주방세제와 1대1로 섞어 사용하고, 다용도실 청소와 빨래할 때도 EM을 세제와 함께 사용하며, 음식물 찌꺼기에도 뿌려주니 빨리 발효되고 썩지 않고 냄새가 없고 하루살이도 생기지 않아 싱크대 및 하수구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로 지렁이를 잘 키울 수 있었다.

그 인연으로 최춘근 박사와 함께 우리 지렁이가 신문에 실리고, SBS ‘물은 생명이다’에 출연하는 등 나를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해 주었다.
처음엔 단지 지렁이를 키워보자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시작이 되어 고양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인사를 하게 되었고, 많은 인연들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올해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맡게 되는 등 작은 움직임이 큰 움직임으로 발전해 왔다.

그 움직임의 시작은 먼저 나부터! 내 가정부터! 내 일터에서부터! 세제를 적게 쓰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에서 비롯했다. 이제는 천지 만물 허공 법계에까지 모두를 살려내는데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천지 부모 동포 법률님께(사은신앙) 작은 보은행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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