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급행열차는 호텔익스프레스

“전세계 호텔 V.I.P회원으로 모십니다.”
세계적인 호텔 멤버쉽카드-호텔익스프레스
지방 출장을 자주 다니십니까?
해외여행도 잦으시다구요?
그렇다면 호텔익스프레스를 만나보십시오.
미주지역의 호텔, 유럽의 콘도 등 국외 5,000여 개 체인점과 국내 30여 개 가맹 호텔을 비롯한 전국 콘도를 가지고 특별할인 혜택을 드리는 종합레저 서비스 카드. 호텔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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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안 돼서 그랬나? 인터넷에서 예약하면 할인이 쉬운데.
하기사 카드 하나만 있어도 웬만한 호텔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시대인데. 10년전은 달랐나 보다. 91년 10월 21일자 고양신문 지령 102호 8면 하단을 꽉 채운 광고다. 한번쯤 본 듯한 연예인이 당시에는 우아했을 포즈로 회원에 가입하라고 적극(?) 권하고 있다. 뒤에서 분위기 돋구는 곱단장한 여자 모델의 한복은 개량한복의 시작 같기도 하고.

멤버쉽 카드는 1년 회비가 15만원. VIP 멤버쉽 카드는 35만원에 회원가족의 기념행사에 연예인 출연료 50%을 지원한단다. 5년 회비가 130만원인 VIP GOLD 멤버쉽 카드는 미국 L.C.U대학교 국제사회복지클럽 회원으로 추대한다니….

호텔 할인을 약속하는 카드에 미끼로 넣고 있는 걸 보면 당시는 가족 모임에 연예인 초대가 유행이었나보다. 더구나 VIP GOLD 멤버쉽 카드는 미국대학교의 모모클럽 회원으로 추대해준다고 하고 있다. 미국 대학교 클럽 회원도 명예인지? GOLD라는 단어가 막강한 힘을 가진건지.

호텔 익스프레스는 호텔 급행열차? 호텔 익스프레스라는 단어를 읽으며 한 미국인이 터키 공항에서 마약을 가지고 나오다 잡혀 비인간적인 감옥에서 몸부림치는 이야기가 담긴 알란 파커 감독의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가 연상되는 건 왜일까?

당시 고양에서 몇 명이나 회원에 가입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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