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친한’ 다섯 친구



정현이의 친구들은 재영이만 제외하고는 모두 말썽꾼이었나 보다. 호석이는 공부도 못하고 상도 한번 못탄 친구. 훈민이는 아이들 장난 따라하는 장난꾸러기. 영수는 아이들 툭툭치고 다니는 심술꾸러기. 고석이는 배트맨 좋아하는 씽씽꾸러기. 재영이는 뭐든지 잘하는 만능꾸러기. 그리고 나 정현이는 꾸러기들을 좋아하는 친구꾸러기.

고양신문 103호 91년 10월 28일자에 실린 국민학교 3학년의 동시다. 학교 백일장 대회에서 우수상이라는 큼지막한 상을 탄 작품. ‘국민학교’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당시 고양의 국민학교 수는 23개, 10년이 지난 2001년의 초등학교 수는 62개. 거의 3배에 가깝다.

소란하지만 즐거운, ‘메롱’거리는 것 같지만 순수한 아이들 모습이 너무 기껍다. 재영이가 잘 추는 춤은 힙합은 아니었을 것이고. ‘배트맨’은 세 번째 시리즈까지 만들어졌는데 고석이가 말하는 배트맨은 첫 번째 영화인가. 아니면 만화영화.

정현이와 ‘참 친한’ 재영이, 호석이, 훈민이, 고석이 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직 고양시에 살고는 있을까?

이제 20살의 버젓한 청년들이 되었을 텐데. 고양신문에서 ‘신문은 사랑을 싣고’나 열어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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