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회 개최…사양서 만들기가 제일 힘들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중·고등학교 교복을 공동구매하자는 움직임이 2000년 이후 꾸준히 커지고 있다. YWCA를 비롯한 20여 개의 시민단체가 전국네트워크를 만들어 설명회를 열고 책을 만들면서 공동구매를 돕고있다.

고양시에서도 몇몇 학교에서 소규모로 공동구매를 실천한 예가 있으나 대부분 임의계약 형식으로 몇십명이 계약한 경우다. 공개입찰을 통한 교복공동구매 첫삽은 화정중학교가 하복을 구매하면서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에 돛을 달기 위해 참교육학부모회 고양지부, 전교조 고양지회, 고양녹색소비자연대, 고양여성민우회가 공동으로 지난 10월 24일에 교복공동구매 설명회를 가졌다.

교복공동구매 전국네트워크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기운씨가 필요성과 입찰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서울 수유중학교와 인천 서운중학교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그 중 인천 서운중학교 사례를 옮겨본다.


<인천 서중 사례>

뉴스에서 우연히 교복공동구매 소식을 접하고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교장선생님과 상의를 했다. 흔쾌히 승낙하셔서 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운영위원회 소집해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학부모들이 부담스러워해서 학교 안 각 단체의 부회장 네 명을 임원으로 교복위원회를 만들었다.

먼저 학부모들에게 안내장을 돌리고 예약금을 받았다. 전체 학생 610명 중에서 581명이 예약금을 내고 참여 의사를 보였다. 위원회는 “값이 싼 것보다는 질이 좋으면서 저렴한 가격을 목적”으로 일을 추진했다. 무엇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입찰 절차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모든 진행상황을 공개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교복 원가 조사’를 해서 ‘교복 사양서’를 만들어 내는 일이었다.
교족제조업체에 공고문을 보내고 입찰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 입찰 설명회 날에는 8개 업체가 참가했으나 입찰등록서류를 낸 업체는 5개 업체였다. 역시 생각대로 대기업 삼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대표들이 복수 예비가격 15개 가운데 하나씩을 뽑아 최종 예비가격이 정해졌다. 예비가격에 가장 근접한 금액을 입찰가를 써낸 프리모가 교복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

복잡하고 힘든 일은 모두 끝났구나하며 한숨 돌리려 했으나 실상 일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일들이 남아있었다. 업체와의 계약, 납품일과 장소, 하자보수기간, 교복수치재기, 교복값 수납 같은 구체적인 일들이 줄을 이었다.

학생수가 많아 치수 재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무통장 입금하는 교복 값을 확인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학생마다 치수를 잰 교복인데도 막상 받고 나서 수선의뢰가 많았다. 입찰 공고부터 납품까지 2개월이 걸렸다.

이번 경험을 통해 공동구매에 꼭 필요하다고 느낀 것들은 우선 ▷업체는 반드시 학교와 가까워야 한다. ▷계약 규정을 면밀히 검토,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납품일자 불이행, 제품 하자 보상 문제들이 이에 속한다. ▷낙찰 업체가 제시한 교복 견본 품을 확인할 때 바느질 상태를 비롯한 모든 것을 꼼꼼히 검사해야 한다.
<김화숙·인천 서운중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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