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환/고양시 문화해설사

고양의 대표적 문화재인 행주산성, 밤가시마을, 서오릉, 서삼릉 등에는 문화해설사들이 배치돼 찾아오는 이들에게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본인도 문화해설사로서 서삼릉에 갈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 왜냐하면 서삼릉은 지금의 초라한 규모가 아니라 원래는 지금보다 수 십배나 넓은 규모의 문화재였다. 원래 136만평에 달하던 서삼릉이 제3공화국 시절에 골프장과 농협대학, 종마장 등으로 땅을 빼앗기고 지금은 옛날 규모의 6%에 불과한 8만여 평으로 쪼그라들었다. 또한 남아있는 땅도 반 이상이 비공개지역이다.

한때 시민들이 나서 서삼릉 복원운동도 벌렸고, 몇 년 전 시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곳을 시민휴식공간으로 복원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언제 실행될지 모른다.
서삼릉에는 세종대왕 등 조선조 왕자들의 태를 묻어둔 태실과 인종과 철종의 왕릉이 자리하고 있으며 100여명이 넘는 세자 왕자 공주 등의 묘가 한데 모인 조선조 최대의 왕실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능 입구에 이르는 진입로는 높게 솟은 울창한 가로수가 늘어서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도 많이 등장한다.

서삼릉에는 요즘 휴일에도 많이 시민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마을버스만이 가끔 지나다니는 교통불편지역으로 모두들 승용차를 가지고 와 주차장이 따로 확보되지 않은 이곳은 진입로의 도로변부터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하고 있다.

서삼릉 복원이 당장 시작될 수 없다면 서삼릉의 진입로만이라도 시민들의 산책로로 만들어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입로 인근의 사용하지 않는 땅을 임시주차장으로 만든다면 지금의 진입로는 산책로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 휴식을 위해 서삼릉을 찾는 시민들이 무질서하게 즐비한 차량들로 짜증스러운 나들이 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가로수 길을 걸으며 낭만을 즐기게 하기 위해서 서삼릉 진입로의 산책로 전환은 서삼릉 복원 이전에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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