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를 위한 도매 활성화 필요

지난 6월 개장한 일산의 농수산물유통센터가 도매부문보다는 소매부문의 매출비중이 높아 ‘고양시 생산자를 위한다’는 본래의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10월 현재 센터의 하루 매출액은 8억 가량. 이중 도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매출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하나로마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측은 시행초기에는 소매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차츰 도·소매 비율의 균형을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소유권자인 고양시는 도·소매 비율과는 상관없이 매출액의 0.5%를 이용료로 받고 있어 굳이 생산농가 지원과 센터의 도매부문 활성화에 적극적일 필요가 없이 매출액만 늘어난다면 고양시로서는 이익이다.

고양시와 농협이 체결한 센터의 ‘운영협약서’ 제8조에는 ‘농협은 고양시 농산물을 우선적인 전속출하 회원으로 선정하는데 적극 노력’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센터는 처음 기대만큼 직판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고양시 생산농가로부터도 외면을 받고 있다.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이의섭씨는 양재동 공판장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시설은 고양센터와 비슷하지만 장미의 품질이 좋고 출하물량이 많은 경우 양재동에서는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고양 센터는 공판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이미지 면이나 지역적인 면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
같은 품종을 재배하는 변유섭씨도 6년동안 이용해온 양재동을 이용하고 있다. 변씨는 “오랫동안 거래해 제품 선별과정에서 나름대로 품질에 인정을 받고 있다”며 일산에서는 아무래도 제품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화 취재에 응한 화훼농가 5가구 모두가 양재동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결국 센터가 고양시 생산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유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의 농수산물유통센터는 농협이 고양시와 5년간 계약을 체결하고 위탁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관리·감사·시정명령도 고양시 몫이다. 전국적으로 농수산물유통센터는 10곳에 달하지만 지자체에 소유권이 있는 곳은 고양시와 성남시 2곳 뿐.

한편 하나로마트의 등장으로 인해 일산의 이마트, 까루푸, 월마트등 대형 할인점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의 한 대형 유통업체 이 모씨는 “교통이 불편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기존의 유통업체에 비해 하나로 마트는 주차공간이 충분(2천대)하고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이 때문에 농수산물 유통센터의 개장 당시 셔틀버스 운행중단과 맞물려 10%가량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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