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실장/고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

12일 갑자기 쏟아진 집중호우로 고양시가 물바다가 되고 있을 때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샬롬의집 원장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원봉사센터죠? 샬롬의집인데 지금 물이 넘쳐 난리가 났습니다. 급히 봉사자를 보내주셔서 치매노인들을 속히 대피시켜야 되니 빨리 서둘러주세요.”

얼른 재해구조본부 김원준 대장님께 SOS를 치고 곧바로 새마을교통봉사대에 지원요청을 했다. 전날 새벽까지 영업을 하고 단잠을 자는 지대장이지만 곧바로 대원들을 배치해 주셨다. 또한 점심을 거르신 샬롬의집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가지고 해냄공동체 원장님께서 달려오셨다. 참 고마우신 분들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바로 그 다음날부터 정신없이 자원봉사센터의 전화벨이 울렸다. 성사1동 주교동 능곡동 풍산동 원신동 등 덕양구의 취약지구가 물에 많이 잠겨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새마을 적십자 바르게살기 종교 환경 교통 등 여러 단체에서 생업도 뒤로 한 채 복구현장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봉사자는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왔는데 가보니 남자가 아니라고 돌려보내고, 수해복구가 아닌 몇 년간 쌓인 고물을 치우라고 하는 등 각양각색의 봉사현장이었다.

센터에서 봉사자를 접수받아 배치하면서 느낀 점이 참 많다. 이집은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살만한 집인데 왜 배치했냐고 항의하시는 분, 또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자기 직원들은 구경만 하면서 봉사자를 무슨 일꾼 부리듯이 대하는 것 등은 봉사자를 배치하면서 느끼는 아픔이다. 자원봉사자는 내가 어디에 배치되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하면 기쁠 것이요, 수혜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한다면 좀 더 즐겁게 일하지 않을까.

또한 행정기관에서는 현장을 정확히 파악해 연결해주면 혼선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은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에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 현황자료를 올려놓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편 담당 공무원들에게 감사한다. 봉사자 배치가 잘못되어 밤늦게 전화해도 반갑게 받아서 해결해주고 봉사자 한분 한분을 귀히 여기는 공무원들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
고양은 이번 폭우로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여러 곳이 수해를 입어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든 수해성금이든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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