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곡마을 강혜승씨 모자

자전거로 나란히 달리는 두 모자가 있다. 아들 베풀(신촌초 3)이 약이 떨어져 병원에 가고있는 후곡마을 강승혜씨 모자다. 이들 모자는 신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자전거를 이용한다. 때문에 버스노선도 잘 모른다.

쇼핑을 할 때도, 사무실에 나갈 때도 자전거 챙기기는 필수다. 강씨의 신도시 생활에서 자전거는 첫 번째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간다. 무동력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들 베풀이에게 자신이 경험한 세상을 고스란히 넘겨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베풀이와 함께 신도시 어디라도 함께 갈 수 있어요. 우리는 버스 타기 보다 자전거 타는 게 더 즐겁거든요. 날씨가 험하지만 않으면 자전거를 타요. 버스 기다리고 걷고 하는 시간이면 오히려 자전거가 빠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느리지만 결코 느리지 않은 교통수단이 자전거란 생각을 하거든요.”

남편이 직장관계로 미국에 나가있어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강혜승씨 집에는 승용차가 없다. 강씨가 운전면허가 없어서가 아니다.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승용차를 구입할 의사가 없단다. 환경오염을 일으킬 염려도 없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자전거가 더 마음에 든다는 것이 이유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자전거를 이용하면 건강도 지키고 깨끗한 공기도 오래 보존할 수 있잖아요”라며 자전거 예찬론을 펴며 아들과 함께 병원으로 향하는 강승혜씨 모자의 뒷모습은 긴 여운을 남기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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