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동화작가

아이와 함께 서점에 들러 책 고르는 모습 아름다워

장마가 걷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많은 사람들이 불볕더위를 식히려 피서들을 간다고 아우성이다. 한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한 피서를 떠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생각해 봐야할 것이 있다.

먼저 지난 장마의 수해로 피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입장에 놓여 있다. 우리 주위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많이 있는데, 자신이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마냥 마음이 들떠 휴가를 간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그렇다고 휴가를 가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가더라도 그분들 입장을 조금쯤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요즘은 휴가를 맞이하여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물론 해외의 경관 좋고 시원한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에 나가 달러를 많이 쓰는 탓에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한다. 수입액도 수출액을 상회하여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보도다. 해외로 나가기 위한 여권을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여권 창구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그야말로 해외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히고 선진문물을 보고 배워오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해외여행은 이런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달러를 흥청망청 쓰면서 물건을 구입하고 유흥가에 가서 술 마시고 추태를 부리고 현지인들을 함부로 대하는 몰상식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모습이 언론에 비춰 뜻있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물론 이런 예는 극히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건전하게 해외여행을 하고 휴가를 보낸다.

나는 이번 여름휴가철을 맞이하여 한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외국여행도 좋지만 먼저 외국여행 전에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다녀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외국 유명 관광지 못지않게 명승지도 많고 경관이 아름다운 곳도 많다. 이런 우리나라의 곳곳을 다녀본 후에 외국여행을 해도 하라는 것이다. 그러지도 않고 여행하면 외국을 떠올리고 휴가철이 되면 외국으로 떠나려는 사람들로 공항이 혼잡해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안은 평상시 읽지 못했던 책읽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국민들의 독서량이 아주 낮다는 것은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책을 읽는 국민이 많은 나라가 선진국가요, 문화국민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국민들은 책을 잘 안 읽는다. 이번 휴가 기간에 책 서너 권을 읽으면서 보내는 것도 아주 유익하고 보람 있는 휴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방학을 맞이한 자녀들의 손을 잡고 집 가까이에 있는 책방을 찾아가 보자. 그리고 자녀들이 읽을 책도 사주고 자신이 읽을 책도 사서 온 가족이 집에서든 휴가지에서 책을 읽자. 그러면 그 가족은 얼마나 다복하고 행복해 보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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