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 / 언약교회 목사

감자는 가지 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다. 키는 60㎝ 가량이고 5월 6월경에 자주 빛 또는 흰 빛의 꽃이 피고 하지 무렵에 수확한다. 하지 무렵에 수확한다고 해서 하지 감자라고 부르는 지방도 있다. 하지가 지나서도 수확을 못하면 썩는다는 말을 어릴 적에 듣곤 했다.

감자 파종에 관해서 어릴 적 추억을 더듬어 보면 잘 보관한 씨감자를 눈(싹)을 중심으로 몇 개로 나누어 재와 소변을 적당량 섞은 것에 버무려서 배수가 잘되게 이랑을 만들어 두둑에 심는다. 이때 냄새가 상당히 심했다고 기억된다.

밭에서 수확의 즐거움은 경험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줄기를 잡고 뽑으면 감자가 주렁주렁 달려서 나온다. 그리고 다시 흙을 파면 커다란 감자를 수확하게 된다. 이때 느낀 점은 감자밭의 흙이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새 솜으로 만든 이부자리에서 잠잘 때와 같이 감자밭의 흙이 폭신폭신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왜 그럴까? 바로 뿌리혹박테리아의 힘 때문이다.
인생은 천평 저울과 같다고 생각한다. 천평 저울은 균형과 조화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상징한다. 더 나아가서는 공생 관계를 의미한다.

요즈음 파업을 보면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알 수가 없다. 너무 욕심들을 부린다. 천평 저울이 균형을 이루려면 어느 한쪽이 양보하면 다른 한쪽은 그에 상응한 것을 덜어내야 한다. 즉 사측에서 임금인상안을 수용했다면 노측은 이에 상응하는 생산성 제고 또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이익이 발생하면 사측은 상식선에서 적절한 분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동안의 노사 행태를 보면 마치 정글의 법칙을 연상하게 한다. 나만 살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것 같아서 걱정이다.

공동체는 그 구성원의 존립기반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대립에서 알 수 있듯이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국가가 꼭 있어야 한다. 어떤 공동체가 그 구성원 모두에게 포근한 잠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 모두가 감자밭의 뿌리혹박테리아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그 공동체는 감자밭에서 토실토실한 감자가 줄줄이 달려 나오듯이 구성원 모두에게 유형무형의 이익을 한아름 안겨줄 것이다.

김형철 / 언약교회 목사 / 청소년자원봉사센터 고양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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