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도우미 구하거나 서울 조리원까지 원정

“친정엄마가 계시면 걱정도 안 하죠. 전 상황이 안돼서 그냥 산후조리원에 가려고 하는데 시어머니랑 친척들이 만류하고 계셔서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 못했어요.”

“주엽동의 H 산후조리원을 예약했거든요. ‘난리’나고 나서 직접 가봤더니 옛날 산모들을 다 내보내고 새로 사람들만 받는다고 하더군요. 상황도 여의치 않고 일단 믿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자꾸 걱정된다고 해서 마음이 개운하진 않아요.”

“전 서울 발산동의 산후조리원을 계약했어요. 좀 멀고 비싸지만 안심할 수 있다고 해서 그곳을 결정했어요.”

지난 6일 주엽동의 ‘토끼와 여우’ 산모교실에 모인 산모들은 다들 산후조리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10여명의 산모들 중 대부분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려고 마음먹었다가 최근의 ‘사태’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 그러나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눈치 보기에 영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고.

산후도우미를 부르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우선 신뢰하기가 어렵고 산모가 마음놓고 산후조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여전히 마음 결정을 못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가 되고 있어 이번 산후조리원 신생아 사망사건은 산모들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산모들이 육아스트레스나 주변의 눈치를 보지않고 마음놓고 산후조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주일에 80~100만원의 비용에도 산후조리원 수요는 계속 늘어왔다.

“젊은 친정어머니들이 일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고 시댁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에는 아예 친정어머니들이 딸들 고생할까봐 돈을 주고 산후조리원을 가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 산모들도 40%정도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더군요. 신세대 산모들이 눈치보는 거 싫어하잖아요.”

토끼와 여우 안혜진 원장(31)은 고민하는 산모들에게 산후도우미를 이용하는 방법을 많이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산후조리원을 신고제로 바뀌고 관리방안을 고민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산후조리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산후조리원 사고의 후유증은 행복한 아기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던 산모들이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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