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토끼와여우 안혜진원장

“의외로 많은 산모들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더군요. 핵가족화나 젊은 친정엄마들이 돌봐주기 어려운 형편도 있고요, 산후조리원의 편리함 때문에 분위기처럼 많은 산모들이 몰리는 것같아요.”

‘인권분만’의 개념을 이야기하며 전문 산모교실을 열고 있는 ‘토끼와 여우’일산점의 안혜진(31) 원장은 이번 산후조리원 사고로 산후조리와 육아에 대한 강의시간에 산후조리원을 고르는 요령을 강의하고 있다. 안원장은 예전부터 산후도무미나 친정어머니들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하는 산후조리가 가장 좋다는 입장이었다고.

“아기는 엄마 한사람을 믿고 세상에 나와요. 그런데 엄마가 편하자고 신생아실에 아기를 따로 지내게 하는 건 좋지 않죠. 또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많은 아기들을 돌보다 보니 분유도 안아서 먹이지 않고 그냥 수건에 고여놓고 혼자 빨게 해요. 모유 수유를 실패하기도 쉽죠.”
안원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산후조리원에서만 찾지는 않는다. 산후조리원 대부분이 위생이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는 안원장은 그러나 정서적인 측면에서 아기를 떼어놓지 않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산후조리원을 고를 때는 시설보다는 규모가 작은 곳, 엄마가 수시로 아기를 돌보고 모유를 먹일 수 있는 곳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도 아기를 강남의 산후조리원에서 낳았죠. 그런데 토끼와 여우를 알게 되고 나서는 후회가 됩니다.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이 많았는데 미안하기도 하구요. 사실 그래서 이곳을 열게 된 거죠. 산모들이 행복하게 아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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