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일/고양시 문화재 심의위원

고양시는 지난달 24일 향토문화재 심의위원회(위원장 이희웅)를 열어 2건의 향토문화재 지정을 결정했다.

이날 새롭게 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유산은 동산동 창릉모퉁이 공원에 위치한 일명 ‘밥할머니 석상(동산동 약사여래 보살상)’과 주변에 위치한 ‘동산동 비석군’이다. 오래 전부터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논의가 있었으나 주민들과 관련 향토사학자, 고양문화원 등의 건의와 노력으로 어렵게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 문화재들은 그동안 서너 차례 자리를 옮겨 다니는 수난을 겪기도 했으며 한때는 서울로 옮겨져 고양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고양 땅으로 돌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그 모습이 온전치도 못하다.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후 온갖 어려움을 겪어 두상은 떨어져 나가 그 소재를 알 수 없으며 손의 약사합도 풍화로 인해 마멸되어 흔적만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훼손에도 불구하고 밥 할머니 석상은 첫째, 고양지역에서 보기 드문 약사여래의 불상이라는 점 둘째, 오래 전부터 지역민들이 민속적으로 모시고 있는 대상이라는 점 셋째, 조선 후기 고양과 서울 은평지역에 실존한 인물이라는 점 넷째, 동산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누대에 걸쳐 밥할머니를 제사지내고 있다는 점 다섯째, 고양지역의 역사에 있어 큰 공적이 있다는 인물성이 높다는 점 등이 인정되어 지정 문화재로 선정됐다. 그리고 문화재의 명칭도 ‘고양 밥할머니’로 정해 시의 상징적인 인물로 삼기로 했다.

밥할머니 석상 인근에는 고양 덕수자씨교비명 등 3점의 비석이 있다. 덕수자씨교비명은 조선 현종 때 제작된 덕수교 다리와 관련된 1000여명의 인명이 기록돼 있다. 창릉천 덕수교를 만드는데 참여한 관리. 주민, 경과, 역사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이두식 명칭이 많아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이 비석 우측에는 당시 관찰사였던 오정일 경기관찰사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고 좌측에는 고양군수 엄찬의 공덕비가 있다. 이들 비문은 고양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는 점과 주민들의 성명, 당시의 상황과 지명, 지형과 교통로 등 사료적 가치가 높아 문화재로 지정됐다.
새롭게 지정된 문화재가 잘 보존되고 후손들에게 좋은 역사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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