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급 55명이라니… 아찔한 교육현실 개탄

지난 2001년 교육부에서는 ‘현 수준의 학급규모로는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제7차 교육과정의 내실 있는 운영이 어렵다며 모든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감축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려대 홍후조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학급당 학생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평균 학급당 학생수가 35명 이하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입인구가 많은 경기도 특히 고양시의 학급당 학생수는 정부의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해마다 증가해 왔다. 급기야 내년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 선발계획을 보면 실업계는 40명, 인문계의 경우 43명을 모집한다. 실업계는 35명을 넘어서면 사실상 실습이 불가능하다는 게 선생님들의 이야기다.


인문계의 경우 고양학군의 특성상 2구역인 일산지역은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46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2학년으로 진학하면 선택중심교육과정이 운영되고, 한 학급에 55명 이상이 수업받는, 실로 아찔한 상황을 예측하지 않을 수 없다. 학급당 학생수와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은 한 학교에 지나치게 많은 학생을 수용하는 학급수(전체 학생수)이다. 이런 현실을 두고 일선 교사들은 교육대란으로 규정짓고 있다. 어떻게 이런 교육대란을 자초했는가?


정부는 교육재정을 GDP 대비 6%로 확보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지킬 의지가 애초에 없었다. 교육재정은 참여정부 들어 오히려 열악해지고 있다. 시도 교육청은 부족한 재정 때문에 무분별하게 채권을 발행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기본운영비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2004년도에 경기도교육청은 2007년까지 고양시에 5개교의 신설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개교(성사고교)의 설립만 이루어졌다. 소위 BTL 사업방식을 진행하다 스스로 자멸했거나, 애초에 신설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고양시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고양시장은 일산에 주거형 오피스텔이 난립하고 아이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도 별로 관심이 없다. 학교용지를 확보해 줄 책임을 지고 있는 고양시장은 우리나라에서 교육환경이 가장 열악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무슨 노력을 해 왔는가?


이대로 둔다면 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엄청난 교육적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교육감은 이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우선 ‘08년 4개교 이상의 학교설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리하여 ‘07년 신입생들이 2학년으로 진급할 시에는 학급당 학생수를 적어도 37명 이하가 되게 학급수를 늘리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치를 상회하는 학교에는 특별예산을 배정해 학생들의 안전사고, 급식실, 화장실, 보건실, 교재교구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참에 고양시 교육의 중장기 계획을 구상할 자문기구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 문제를 야기시킨 공무원을 찾아내어 문책을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