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고양시국악협회 사무국장

고봉산에 얽힌 한씨미녀 설화를 다룬 ‘몽연연갗가 11월 28일과 29일 저녁 7시 고양어울림극장에서 시민들을 모시고 창작소리극으로 무대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고양의 지명은 일산의 고봉산과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고봉산 역시 그 이름의 유래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봉산 한씨미녀의 설화는 고구려 22대 안장왕과 한씨 미녀의 사랑이야기로서 삼국사기과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에도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왕봉현 또는 개백이라고도 한다. 한씨 미녀가 안장왕을 맞던 곳이라 하여 왕봉으로 불렀다. 달을성현 한씨 미녀가 높은 산마루에서 봉화를 놓고 안장왕을 맞던 곳이라 하여 후일 고봉이라 이름하였다”고 합니다.

이 설화를 소리극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사명감으로 4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창작소리극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역사 문헌과 고증에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 예산 편성에 수고해 주신 관계자분들, 가정사나 개인 사정을 모두 뒤로 한 채 몇 개월 동안 희생적으로 소리극 연습에 몰두한 선후배 동료 국악인 등 일일이 다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의 여러분의 도움에 힘입은 것입니다.

저희가 오래 전부터 고구려 역사극을 준비하는 줄 알았는지 요즘 TV에서도 주몽과 연개소문, 대조영에 대한 사극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라 해서 고구려 역사가 자기들 것이라고 생떼를 쓰는 이즈음 한민족의 자긍심 고취와 고양시민이 애향심을 갖게 하는데 이 소리극이 일조하리라 믿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춘향전> <월매뎐> <봉이 김선달> <춘향이 나이 오십에> 등 여러 편의 소리극을 저희 국악협회에서 무대에 올린 것은 지금의 ‘몽연연갗를 위한 전초전이요 트레이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이 일과성이 아닌 고양시의 대표적인 공연 예술로 자리 매 되어, 내년에도 그리고 후년에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끊임없는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국악의 발전과 고양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기 위한 이번 공연에 많은 시민들의 관람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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