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국/정책분석평가사, 효자동 주민

낙엽이 바람에 딩구는 음력 10월1일 덕양구 북한동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산신제를 모시기 위해 대서문 안동네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통장을 보고 계시는 봉종옥씨와 도가 일을 보고 있는 이재근씨는 하루 전부터 직접 담근 조라술을 산신제가 모셔지는 중성문 성곽 인근에 묻어두었다가 당일날 꺼내왔고, 음식은 하루 전부터 정성껏 준비했다고 한다. 김지성씨는 산신제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맡아 진행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마을 청년들과 인근 상인들이 서로 정성껏 도우고 있었다.

산신제는 북한산성을 중심으로 북한동 사람들과 산성 밖 주민들을 위한 행사이다. 또한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산신제이기도 한다. 매년 음력 8월1일은 의상봉에서 산신제를 모시는데 이날 음식 중에서 특이한 것은 북한산 산신령은 여자를 뜻하는 호랑이이기 때문에 숫소 한마리를 바치는데 예전에는 직접 마을주민들이 소를 잡아서 지내던 풍습이 지금은 도축법 때문에 정육점에서 사온 것으로 지내고 있다. 산신제에 쓰이는 부위는 머리, 갈비, 겹간, 소족 4개 등이다. 그리고 매년 음력 10월1일 노적봉에서 모시던 산신제를 도당굿을 통해 무속인들이 장소를 지정해주어 중성문으로 옮겨 지낸다고 한다. 이때에 사용되는 음식은 다른 것은 거의 비슷하지만 소가 아닌 통돼지를 올린다고 한다.

어느덧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산신제가 시작되었다. 제주를 비롯하여 마을주민들과 상인들은 산신제를 모시고 나서 자기 나름대로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을 가지는데 제주가 한사람 한사람 일일이 호명하면 소시를 불에 태우며 소원을 비는 순서로 이어졌다.

모든 산신제 행사가 끝나고 모두 모여 앉아 제를 지내고 난 음식과 술 한잔씩을 나누며 산신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예전에는 산신제를 모시는 날은 북한동 주민들은 물론 성밖 인근주민들까지도 함께 참석해 성대하게 지내왔는데 지금은 차츰 하나 둘씩 줄어가는 것이 옛 풍습이 잊혀져가고 있는듯해 아쉽다고 한다. 이날은 그래도 국립공원 관리공단 일부 직원들이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산신제에 참석하여 준 것을 고마워들 했다.

지금은 새로운 문화 창조와 새로운 풍습을 만들어 가는 세상이라고 일부 사람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옛 것, 옛 풍습을 멀리한다 해도 우리의 근본 뿌리는 옛 조상부터 시작된 것을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가끔은 옛 조상들의 얼이 담긴 옛 풍습을 되돌아 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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