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만들어 권리찾기 싸움

최근 보험사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보험 가입도 늘지 않고 "는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로 인해 보험설계사의 수는 최근 20만명 정도로 사상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비정규직으로 정규직 못지 않게 일하면서도 그 근무조건과 급여에 있어서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미리 통보하지 않고 바로 해고하거나 스스로 그만 두게 하기 위해 부당한 차별대우를 하는 등 보험사의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현직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들이 지금까지 누구 덕분에 돈을 벌었는가. 모두 우리 보험설계사들이 발로 뛰어 번 돈이 아니냐"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지급돼 온 모집수당마저 "퇴직하는 보험설계사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회사측의 일방적인 규정으로 퇴직하는 보험설계사들은 돈 한푼 받지 못하고 쫓겨나기 일쑤이다. 모집수당이란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을 성사시켜 받는 수당을 말한다.

많은 보험설계사들은 모집수당이 보험설계사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사에서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퇴직자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퇴직한 보험설계사 4명이 K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잔여모집수당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그동안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방법을 알지 못해 입을 다문 보험설계사들은 전국보험모집인노조를 결성해 스스로 권리찾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모집인노조는 그동안 복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해 온 보험설계사들의 고충을 알리고 수당을 받지 못하고 퇴출당한 보험설계사들의 잔여수당청구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만들어진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국보험모집인노조는 합법적인 단체가 아니다. 법적으로 보험모집인은 개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노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모집인노조의 한 관계자는 "나는 원래 데모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같이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억울함을 세상에 알릴 길이 없다"며 "노조가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보험설계사들의 권익이 보호되는 날까지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렸다.

보험모집인 노조에서는 퇴직 모집인 중 잔여수당을 청구할 사람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전국보험모집인노동조합 전화 : 02) 837-8355, 02) 461-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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