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부터 2006년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됐다. 각 상임위별로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 참여하는 시의원들의 모습은 저마다 다양했다.

감사 진행 중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는 의원도 있었고 핸드폰을 들고 오가는 의원에 초점이 맞지 않는 질문도 눈에 띄었다. 오후가 되자 한 두 명씩 사라지기 시작한 의원들은 결국 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정족수만 겨우 남겨두고 자리를 비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질문을 마친 시의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남아있는 시의원의 입에선 ‘나도 피곤한데 잠시 나갔다오면 안될까’ 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 의원들의 모습을 보며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행정사무감사일정에 몸도 마음도 많이 피곤한 상태라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다.

행정사무감사는 시민들의 혈세가 일 년 동안 낭비없이 적절하게 잘 쓰였는지 감사하는 자리이다. 그런 중요한 자리에 자신들 스스로 시민들의 대표라고 하는 시의원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시민의 입장에서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시민들을 대표해서 그 자리에 있기에 1년 동안의 행정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 시민의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예리한 눈으로 시 관계자들을 긴장시켜야 할 존재가 시의원들이다.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예리하게 빛나야 할 감시의 눈을 감아버리고 시 관계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보니 시관계자들도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번 행감중에도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각자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잘못된 행정사무를 지적하고 보다 나은 행정을 위한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용지적보다는 몰라서 물어보는 알맹이가 빠진 질문들도 많았다.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 행감을 지켜보며 자신을 믿고 선택해 준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책임감있는 시의원을 만나는 것이 쉽지않아 내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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