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정/ (사)한국장애인부모회 고양시지부 회장

저에게는 발달장애 1급 판정을 받은 21살된 건장한 아들이 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천연비누를 만드는 두레장애인작업장에 취업이 되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엄마로서 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스러우면서도 얼마나 안스러운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또래의 비장애친구들은 대학생이 되어 아르바이트다 여행이다 기말시험 준비에 한창일테니까요.

그래도 저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을 하고도 취업할 곳이 없어 하루종일 집에서 지내는 이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생산적 복지를 기초로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점 변화해 이제는 베푸는 개념이 아닌, 사회속의 동반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우리사회에서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직업재활을 통해 장애인의 경제적 생활 안정과 신분 보장을 누릴 수 있도록 취업의 기회가 제공돼야 합니다.

한 가지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2003년 11월 북한산 구기동 입구에 건강찻집 <카드로 만든 집 designtimesp=4300>이 개업했습니다. 믿음 복지회에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발달장애인 3명이 함께 운영했습니다. 사람들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발달 장애인들이 찻집을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 많이 우려했고 또한 놀라워하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이 급여를 받아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동기부여와 이에 따른 책임감이 생기는 모습을 통해 가정이나 생활시설같은 정체된 분위기보다 역동적인 현장에서 그들의 사회적응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와 환경의 부재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시에서도 정신지체, 발달장애 장애우들의 직업재활의 활성화를 위하여 고양시의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 더욱 건전한 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직업재활이 정착될 것이라 생각 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족하지만 기회와 환경이 주어지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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