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식/본지 편집위원·목사

 21세기 우리는 지금 수단이 목적을 앞서고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본질을 망각하는 방법의 시대에 살면서 하이테크로 무장한 세계화, 정보화의 거대한 구조 속에서 ‘모든 것이 상품화, 도구화’로 때묻지 않는 인간성을 잃어버릴 위험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천하 모든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모여들고 분주히 떠나버린다.

존중되어야 할 생명은 경시되고 최소한의 먹고 살면서 교육을 받아야 할 의무인 기본권마저도 짓밟히고 있다. 부자가 죄인일리 없지만 개와 고양이 돼지새끼가 사람이 먹을 양식을 먹어치워 생활고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1년에 1만 명을 넘어섰고 치료비가 걱정이되 몸에 난 상처를 손수 바늘로 꿰맸다가 후유증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취학연령 아동 10명중 1명꼴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는 그야말로 충격이다.

옛 말에 ‘예’라는 것은 재산이 있는데서 생겨나고 없는데서 사라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권력도 갖고 재산도 취하는 정치인, 많은 소득을 얻으면서도 변칙 상속증여나 탈세를 절세로 바꾸는 경제인들, 저 1000승의 왕, 1만가를 가진 후, 100실을 가진 대 부자도 가난을 걱정한다.

이러니 어찌 정당한 경쟁이 되겠는가? 빈곤이 대물림 되고 교육이 대물림 되면서 제대로 된 사회를 가고자 하나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챙기려고 치열한 생존을 위해 오른쪽에서 뜯어 먹어도 성에 차지 않고 왼쪽에서 뜯어 먹어도 성에 차지 않아 이제는 자기 백성들까지도 서로 뜯어 먹고 산다.

부자 사람들은  얼마나 건방진 행동과 백성들을 업신여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나의 힘으로 이것을 이루었다. 나는 내 지혜로 이것을 이루었다. 나의 공든 탑을 더 높이, 더 견고히 쌓으려고만 한다.

골육형제마저 아껴주는 사람이 없고 내 것을 갖고 내 맘대로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해 하며 막무가내로 모두 제 이웃의 삶을 뜯어먹고 산다. 이렇다보니 국민 모두가 상대적 빈곤감에다 모멸감까지 안게 되었다.

제 자리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다하는 농, 어민과 비정규직 근로자, 노점상, 신용불량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이 땅에서 신음하는 무산대중들은 어떻게 할 수 없이 절규한다. 생존을 위해 거리로 나가 투쟁을 해야 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먹고 살아야 하니 사기꾼이 되고 가시고기 아빠가 된다.

이래서야 우리사회가 어떻게 예를 가르치고 예절을 중시하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겠는가? 모두가 천민자본주의 사상으로 물들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는 세상,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찌 제대로 된 사회가 되겠는가 말이다.

정해년 새해에는 예가 중시되어 부자가 존중받고 가난한 서민이 희망을 갖는 사회로 이 민족의 마음속에 아로새겨지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려지기 소원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를 가졌으면 다른 것은 양보하는 삶이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지혜임을 깨닫고 인간중심의 이기심, 내 나라 중심의 이기심, 내 가족 중심의 이기심, 내 회사 중심의 이기심, 자기중심의 이기심을 참회하면서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예를 중시하는 제대로 된 사회가 되도록 소유의 논리, 독점의 논리, 힘의 논리, 공격의 논리, 승자의 논리로 살아온 왜곡된 자기 사랑의 삶을 사랑으로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고 7천만 남북한 민족의 고통을 치유하고 통일한국을 열어가는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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