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농경문화전시관에 전시

신도시 개발과 함께 발굴된 유물들. 그러나 이 유물들은 고양시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10여년이 넘도록 대학박물관 등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고양시에 박물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고양시에 들려온 희소식.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소장 박한필) 농심테마파크 농경문화전시관 개관에 맞춰 충북대학교 박물관에서 ‘가와지 볍씨’‘민무늬토기’‘돌도끼’를, 경기도박물관에서 ‘가와지 출토 목탄(木炭)’‘가와지 출토 목재(木材)’를 기증했다. 모두 1991년 일산신도시 발굴조사 때 출토된 유물들이며 충북대 등의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고양향토문화보존회 이은만 회장은 “가와지 볍씨 등의 유물이 고양시로 돌아온 것이 너무 기쁘다. 우리시의 유물이었는데도 향토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이 대학 저 대학을 기웃거려야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역사적·문화적으로 많은 의미가 있는 유물의 일부나마 우리 고장에 전시된다는 의미가 있다. 많은 시민들이 관람하고 고양의 역사와 문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감동을 밝혔다.

전시관 개관 기념식에 참석한 충북대 이융조 교수는 “가와지 볍씨는 5천년 전부터 벼농사를 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91년 가와지 볍씨가 발굴되기 얼마 전 일본에서도 선사시대의 볍씨가 출토된 적이 있다. 일본 언론이 동양 최고(最古)의 볍씨를 발굴했다고 보도하려 했다. 그때 아는 일본 학자를 통해서 가와지 볍씨에 대한 자료를 보냈다. 그후 일본은 가와지 볍씨가 동양에서 제일 오래됐고, 한국을 통해서 벼농사를 기술을 배웠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관람객들에게 설명했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농심테마파크 농경문화전시관은 ▲제1전시실(가와지 유적) ▲제2전시실(선사·고대 농경 ▲제3전시실(근대농경) ▲야외전시장 ▲작물을 심을 수 있는 소규모 밭 ▲벼 모종 실험실로 구성돼 있다.

농경문화전시관으로 돌아온 5천년 전 볍씨 5알, 3천년 전 볍씨 30알과 함께 전시된 선사시대와 고대~근대의 농경 유물들은 잊혀져 가는 우리 농업문화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관식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은 가와지 볍씨가 돌아온 것을 계기로 “고양시의 다른 유물들고 하루 속히 환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지 부진한 민속·역사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