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달(先達)은 과거에 급제는 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못한 선비를 일컫던 말이다. 선달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봉이 김선달이다. 흔히 대동강 물을 자신의 소유라고 속여 팔아먹은 사람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쉰 죽을 식초를 친 죽이라 속여 팔아 목돈을 쥐는 대목에선 그 기상천외함에 놀라지 않을 재간이 없다. 독자들도 김선달의 술수에 놀아나 쉰 죽을 웃돈까지 쥐어주며 사먹는 사람들의 바보스러움에 박장대소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봉이 김선달처럼 남을 속이고 팔아먹는 것을 일러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羊頭狗肉) 『恒言錄』"고 말하기도 한다. 양두구육이란 선전은 버젓하지만 실상은 그 내용이 다르다는 뜻이다.

차세대 전투기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F-15k 구매를 강요한다는 소식이다. 미 국방부는 상호운용성과 성능에서 F-15k가 가장 우수한 전투기라고 선전하는 모양이다. 단종 시키려는 전투기를 저리 선전하는 것을 보면 죽은 김 선달이 살아와 미 선달이 된 것 같다. 김 선달은 해학(諧謔)이나 있었지만 미 선달은 해악(害惡)만 끼칠까 걱정이다.(2001. 11. 20.) 김백호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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