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 호수공원 조각품·1

저 나무 아직 살았을까?

조각가 홍성도씨의 ‘매달린 나무’를 보며 든 의문. 공원관리사업소에 전화를 걸었다. 죽었단다. 작품이 설치될 때 심었던 단풍나무는 뽑히고 그 자리에 소나무가 심겨져있다.

철제로 된 규모 큰 화분을 보면서 드는 아픈 마음 또 하나. 사지가 묶여 있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성, 성장, 노화, 소멸’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데…. 무의식적으로 삶은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항상 공중에 떠 있는 나무를 보며 관람자들은 자신의 공중부양을 꿈꾸지는 않을는지. 아니면 ‘나무는 사각의 쇠붙이에 매달렸지만, 자신은 지구와 세상에 매달린 삶’이라고 자위하지는 않을까. ‘나무는 사지가 붙들려 뿌리를 땅에 붙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시간과 공간을 여행할 수 있는 자유는 있다’고 기뻐할지도….

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만으로도 충분할까, 물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줄까. 여러 가지 궁금한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이런 궁금증들 다 접어두고 보이는 대로 느낌이 닫는 대로 감상하자.

홍성도씨는 현재 마두동 강촌마을에 살고 있으며 ‘메달린 나무는’는 서울 올림픽 조각공원과 일본 니카다 현에서도 볼 수 있다. 6m×6m×6m, 화분과 지면과의 이격거리 1.5m, 화분 지름 1.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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