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 농기구를 손질하고 거름을 뒤지는 시기이다. 나무로 된 것은 농가에서 직접 다듬어 맞추고, 쇠로 된 것은 대장간에 가져가서 다시 손질해 둔다. 뒷간의 오줌을 내다가 보리밭에 오줌치기를 한다.

2월 : 손질해둔 쟁기로 논갈이를 시작하고, 퇴비도 내어 뿌린다. 암탉이 알을 품어 병아리도 깐다. 보리밭 오줌치기도 계속한다.

3월 : 무너진 논둑을 올리고 새 흙을 떠 얹어 밟고 두드려서 둑을 바른다. 못자리를 시작하고, 다시 논갈이를 하여 논흙을 일구어 놓는다. 보리밭을 매고, 밭작물을 파종하며, 집 주위에 호박·가지·파 등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다.

4월 : 못자리에 모가 한창 자라고, 보리밭에는 이삭이 패기 시작한다. 뽕잎이 새로 피어나면 아낙네들의 누에치기가 한창이다. 이른 지역에서는 모내기를 시작하고, 밭의 보리는 극쟁이로 골을 타서 북을 돋우어 준다.

5월 : 모내기를 끝내고 논둑에 콩·팥 등을 심으며, 채소를 심은 밭에도 작물들이 자라서 틈을 내어 김매기를 해준다. 밭의 보리도 빠르면 중순경부터 베어내고, 그 자리에는 다시 땅을 갈아서 콩 등을 심는다.

6월 : 김매기가 한창인 때이다. 밭에는 보리가 익어서 보리 베기와 타작이 행해진다. 논 김매기를 시작하고, 보리를 베고 콩을 심은 밭도 콩이 자라기 시작하면 김매기를 해준다.

7월 : 논에는 벼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밭에는 콩·고추 등이 무성할 때이다. 논두렁의 풀을 베어주고, 첫물 고추를 딴다. 김장에 쓸 무와 배추 등을 심으며 가을누에를 턴다.

8월 : 온갖 곡식이 결실을 향해 익어 가는 때이다. 고추는 붉어지는 대로 따서 말리며, 목화·콩·수수·토란 등을 수확하기 시작한다. 가끔 논에 피를 가려내는 일을 한다. 삼[麻]을 수확하고 길쌈을 시작한다.

9월 : 벼를 베기 시작하고, 콩 등의 작물도 수확을 계속하며 밀과 보리를 파종한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무와 배추를 뽑는다.

10월 : 타작한 벼를 멍석에 널어 말린다.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을 담그고 남는 것은 구덩이를 파고 묻어 저장한다. 타작하고 나온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잇는다.

11월 : 가을에 수확한 곡식을 저장한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므로 땔감을 준비하고, 볏짚으로 새끼를 꼬고 가마니도 친다. 메주를 쑤고 띄운다.

12월 : 한해가 다하는 마지막 달이다. 새끼를 꼬고 가마니 치는 것도 12월 하순이면 잠시 접어두며, 집안을 청소하고 설맞이를 위한 세시음식을 서서히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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