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차에 집착하는가

남자는 왜 차에 집착하는가

어떤 이는 돈 많은 사람들의 과시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나라 남자들은 중국과 일본 남자들에 비해 차에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작은 차보다 큰 차가 더 잘 팔리고 자동차를 파는 것보다 그 악세사리를 파는 것이 더 수입이 좋다고 한다.

IMF시대를 거치면서 명예퇴직자가 늘고 언제 직장에서 해고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그러면서 한국 남자들은 집안에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잃게 된지 오래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이제 돈 몇만원으로는 시장에서 반찬거리 하나 제대로 못 사겠어”라는 투정을 부리거나 자식들이 학원비라도 달라고 졸라댈 때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진다.

백만원을 벌면 이백만원을 달라고 하고 이백만원을 벌게 되면 삽백만원을 달라고 한다.

직장에서 상사들의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랴 마누라 자식새끼 눈치 살피랴 한국에서 남자라는 이름은 영 피곤한 것이 아니다.

물론 여우같은 마누라 , 토끼같은 자식새끼라는 말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래도 아무도 윽박지르지 않는 곳에서 좀 더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남성들에게는 필요했다.

그래서 차를 번지르르하게 닦고 그 안에 최고급 카스테레오와 최대한 편안한 잠자리도 될 수 있는 푹신푹신한 카시트를 깐다.

차안에 예쁜 인형도 매달고 헤이즐럿 향이 나는 향수도 사다 놓는다. 여자들이 집안을 꾸미기 위해 쇼핑을 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차 값보다 차를 번쩍 번쩍하게 치장하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 정도면 차가 아니라 바로 그만의 아늑한 집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차 안에서 빵빵한 음질의 음악을 듣고 마음껏 소리도 질러보고 그래도 심심하면 그만의 애마를 타고 각박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도 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특히 우리같은 사회에서 남자라는 신분에서 오는 중압감은 자꾸 남자를 이 세상의 밖으로 몰아내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닐는지...

그러나 이 땅의 모든 남자들이여!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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